• "북한, 미국 모욕 주려 케네스 배 석방할 수도"


    (워싱턴=연합뉴스) 북한이 국제사회에는 인도주의적이라는 인상을, 미국에는 모욕을 주는 이중효과를 노려 억류 중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를 석방할 공산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터프츠대 플레처스쿨의 이성윤 교수는 6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기고한 '로드먼은 김정은의 장난감일 뿐'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관측했다.

    이 교수는 "미국프로농구(NBA) 스타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52)의 두 번째 방북과 배씨 석방 문제의 관련성이 주목되지만 로드먼이 미국 정부 입장을 대표해 민감한 정치적 이슈를 협상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로드먼과 친분을 유지하는 것은 그가 디즈니 캐릭터나 선정적 복장으로 무대에 오르는 여인들을 좋아하는 점과 유사한 행동 양태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도 "다만, 북한의 은둔형 지도자가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방북 초청을 취소한 데 이어 미국에 모욕을 주는 효과를 높이기 위해 극적인 조처를 할 수는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내 일각에서도 킹 특사 초청을 철회한 북한 측이 로드먼을 통해 배씨를 석방함으로써 자신들이 인도주의적이라는 국제 사회의 평가를 받으려 할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교수는 그러나 김 위원장이 미국 스포츠나 할리우드에 친근감을 표시한다고 해서 북한의 정치범 수용, 고문, 살해, 성노예화와 같은 인권 범죄를 국제 사회가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1971년 미국과 중국의 '핑퐁 외교'가 의미가 있었던 것은 당시 소련의 위협이나 베트남전, 대만 현안 등 양국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며 로드먼의 '농구 외교'를 이에 비유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