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습하고 천둥번개까지 치는 날씨에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인사말부터 남달랐다.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결혼식장을 가득 메워준 취재진에게
    감사함을 표한 이병헌-이민정 커플은
    식전 기자회견에서도 서로에 대한 [배려심] 깊은 언행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병헌은 단상에서 신부의 드레스 자락를 직접 만져주는 등
    다정다감한 면모를 보였고,
    이민정은 그런 그를 [남편]이라 부르며
    [신뢰감]이 듬뿍 담긴 눈길을 보냈다.

    이병헌은 2세 계획을 묻는 질문엔
    "그런 계획은 세워본 적도 없다.
    하나가 됐든 둘이 됐든 감사히 키우겠다"며
    신부의 부담감을 더는 답변을 내놨다.

    [수입 관리는 누가 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이병헌은
    "자신이 워낙 이런 부분에 자신이 없다"며
    "아마도 아내에게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조언을 구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남편을 배려하는 모습은 이민정도 마찬가지였다. 

    결혼 후 달라질 모습을 묻는 질문에
    "차기작 선정을 할때 과거엔 부모님과 친구들,
    그리고 회사 분들과 상의를 했었지만
    앞으로는 우선 순으로 [남편]과 상의를 할 것 같다"는 말로
    [남편] 이병헌을 감동시켰다.

    뿐만 아니라 이민정은
    분가를 하지 않고 이병헌의 모친과 함께 살겠다는 뜻을 내비쳐,
    근래 보기 드문 효부양처(孝婦良妻)의 면모를 보이기도.

    서울에서 40~50분 떨어진 곳(경기도 광주)에
    어머니 혼자 사시는 곳이 있는데요.
    고맙게도 민정씨가 제가 살던 집에서 살게 됐습니다.
  • 취재진-팬도 한 가족처럼.."대인배 커플"

    이병헌은 팬들과 취재진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타국에서 건너온 한류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따뜻한 인사말을 건넨 이병헌은
    자신을 둘러싼 취재진에겐 "오늘은 기쁜 잔칫날이다.
    마음껏 드시고 즐거운 시간 되시라"며 통 큰 아량을 베풀었다.

    이민정은 참석한 국내외 취재진에게
    손수 준비한 [초콜릿]을 일일이 답례품으로 건네는 정성을 보였다.

    소속사 측의 [사전 조율]로
    현장 취재가 매끄럽게 진행됐던 점도 돋보였다.

    또한 이병헌의 소속사 측은 취재진을 배려해
    [고급 정보]를 살짝 흘리는 센스도  발휘했다.

    식전 기자회견이 끝난 뒤 한 관계자는
    "기자분들이 너무 궁금해 하시는 것 같아 말씀드린다"며
    "두 분은 월요일에 몰디브로 떠나신다"고 출국 날짜를 공개했다.

    결혼식 다음날 오후 각 언론사엔
    이병헌-이민정 부부의 공항 도착 시각과 출국 시각이 전해졌다.

    출국 시각이 공공연하게 알려진 터라,
    충분히 [출항 시간]을 변경할 수도 있었지만
    이병헌 부부는 당초 예정대로 오후 9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자신들을 촬영하기 위해 반나절부터 기다리고 있는 취재진을 배려한 결정이었다.

    두 사람은 열흘간의 신혼여행을 마친 뒤
    이병헌의 모친이 있는 경기도 광주에 신접살림을 차릴 예정이다.

    이후 이병헌은 영화 <협녀 : 칼의 기억> 촬영에 돌입하며,
    이민정 역시 차기작 선정에 나설 계획.

    [취재 = 조광형 기자 / 사진 = 이미화 기자]

  • 다음은 10일 진행된 결혼 기자회견 전문.
    ■ 사회자(손석우 BH엔터테인먼트 대표) = 오늘의 주인공, 신랑 이병헌군과 이민정 양을 자리로 모시겠습니다. 아.. 죄송합니다. 본인들도 긴장된 모양이네요. 지금 옆방에 계신데, 잠시 1분만 기다려주십시오.

    (여기저기에서)축하드립니다..(카메라 플래시 작렬!)

    ■ 사회자 = 신랑 신부는 무대 중앙으로 나와 포즈를 취해주시기 바랍니다.

    ■ 취재진 = 하트 좀 해주세요.

    ■ 이병헌 = 가슴을 가리키며 하트는 제 마음 속에 있습니다. (웃음) 

    ■ 사회자 = 그럼 소감을 들어보겠습니다.

    ■ 이병헌 = 감사합니다. 오늘 날씨도 무덥고, 습하고 천둥번개까지 치는 궂은 날씨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자리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결혼이 인륜지대사인 만큼 보다 꼼꼼하게 신경써서 정리를 해야 되는 데 공교롭게도 영화 레드2 홍보도 있고, 다음 영화 준비 작업이 겹처서…. 워낙 꼼꼼하지 못한 성격인데 그래서 더욱 더 허둥지둥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어제까지도 부랴부랴 전화를 드리고, 연락를 드리고 그랬는데요. 연락을 미쳐 못드린 분들에 대해 사과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희는 사실 행복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아서 열심히 살아가겠지만, 정말 제2의 인생의 시작인데, 앞으로의 일들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소소한 행복들이 저희 앞날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단언컨데 배우로서 지금껏 열심히 살아온 것처럼 앞으로도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도록 꿈틀거리면서, 싸우면서 배우로서도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이민정씨도 아마 마찬가지일겁니다. 
    다시 한번 자리애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이민정 = 아침부터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와서…. 비가 오면 잘 산다고 했는데 천둥까지 쳤으니…. 앞으로 정말 잘 살도록 하겠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드리구요. 
    이렇게 떨리는 자리에 함께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 사회자 = 제가 취재진을 대신해 한 가지만 여쭤보겠습니다. 오늘 축가를 누가 부르고 어떤 연유로 부르게 됐는지 좀 설명해 주실까요?

    ■ 이병헌 = 축가는 박정현씨가 불러주실 거구요. 저희 두 사람의 사연이 담긴 노래를 김범수-박선주 씨가 두번째로 불러 주실 겁니다. 
    또 신부와의 친분으로, <다이나믹 듀오>라는 팀이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할 것 같습니다.

    ■ 취재진 = 두 분 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결혼들을 많이 하셨는데, 이번엔 실제 상황입니다. 기분이 어떠신가요?

    ■ 이병헌 = 사실 조금 전까지 준비하면서 너무 실감이 안나서 이게 정말 결혼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까지 믿기지가 않습니다.

    ■ 이민정 = 저도 꼭 제작발표회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아무래도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제가 이사를 해서 같이 집에서 살때 비로서 실감이 나지 않을까 싶어요.

    ■ 취재진 = 2세 계획이 어떻게 되시는지 얘기해 주세요.

    ■ 이병헌 = 솔직히 그런 계획은 세워본 적 없습니다. 하나가 됐든 둘이 됐든 감사히 키우는 게 도리인 것 같습니다.

    ■ 취재진 = 이병헌씨가 한 방송에서 이민정씨가 캐서린 제타 존스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했는데, 어떤 면이 그렇게 느껴졌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 이병헌 = 뭐 주관적일 수도 있는데요. 그래서 제가 이민정씨를 선택했죠. 제 눈에는 그렇게 보여죠.

    ■ 이민정 = 보이는 라디오에서 얘기한 걸로 아는데요. 많은 분들이 듣고 계셔서 (청취자를)의식해서 저를 얘기한 게 아닌가요? (이병헌을 바라보며)

    ■ 취재진 = 결혼 후 수익은 누가 관리를 하게 되나요?

    ■ 이병헌 = 정말 아직까지 그런 부분에 대해 논지하지 않았어요. 지금 드는 생각인데, 아마도 각자가 관리를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런데 워낙 제가 잘 못해요. 그래서 많은 부분을 제가 민정씨에게 조언을 구하고 의지를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취재진 = 두 분 모두 당대 톱스타이신데 결혼까지 하셨으니 결혼 이후에도 세간의 주목을 계속 받게 될 겁니다. 
    결혼 생활이 쉬운 날도 안좋은 날도 있을텐데, 어쩌면 이런 티를 안내시려는 고충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서로에게 어떤 남편, 어떤 아내가 될 건가요? 어떤 부부의 모습을 보여줄지가 궁금합니다.

    ■ 이병헌 = 저희가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사람이다보니 감사한 부분도 많지만 때론 생활을 하는데 힘든 부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게중에는 커다란 일들이 많을 겁니다. 
    저의 역사에도 그렇고 민정씨도 그렇고 아주 커다랗게 힘든 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아주 소소한 것에 행복감을 느끼며 살자는 얘기를 했습니다. 
    어쩌면 큰 것에 익숙해지고 소소한 것에 무뎌진 삶을 살지 않았나…. 
    작은 것에 행복감을 느끼는 삶을 살면…. 
    아주 잔잔하게나마 행복감을 느끼면서 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취재진 = 앞으로 두 분 활동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구요. 또 두 분이 같이 한 작품에 출연할 계획은 없는지, 그리고 이런 제안이 들어온다면 출연할 의향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이병헌 = 오늘은 저희가 바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날이지만, 배우로서 살아온 제 삶은 (앞으로도)조금도 다르지 않을 겁니다. 
    새로운 작품과 새로운 캐릭터와 배우로서의 많은 고뇌들을 하면서 살아갈 것입니다. 
    이건 민정씨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두 사람이 한 작품에 출연하는 것은 저로선 상상도 안됩니다. 

    ■ 이민정 = 아무래도 (병헌씨는)개인적인 일과 공적인 일을 잘 구분하는 분이라 이렇게 말씀하신 것 같구요. 
    저는 그동안 차기작 선정을 할때 부모님과 친구들, 그리고 회사 분들과 상의를 했었는데…, 
    앞으로는 우선 순으로 [남편]과 상의를 할 것 같아요. 
    이런 점들이 결혼 후에 좀 달라지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요. 

    (남편이라는 말에 이병헌, 어쩔 줄 모르며 쑥스러운 웃음)

    ■ 이병헌 = (제가)남편입니다. (웃음)

    ■ 취재진 = 이민정씨가 입고 계신 웨딩드레스는 같이 골랐는지 궁금하구요. 결혼 반지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다고 하는데 그것도 들려 주시죠.

    ■ 이병헌 = 원래 민정씨가 웨딩드레스는 신부가 미리 보여주는게 아니라고…, 혼자 몰래 고른 뒤 결혼하는 날 '짠'하고 예쁜 모습을 보여주면 신랑 눈이 하트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거든요? 
    그런데 민정씨가 웨딩드세르를 고를 때마다 셀카 사진을 찍어서 저에게 다 보내줬어요. (웃음) 
    그래서 다 봤죠. 저는 별 얘기는 안했어요. 다 예쁘다고 했죠.

    ■ 이민정 = 이 결혼 반지요? 프러포즈 얘기 물어 보시는 거 맞죠? 어떻게 아셨는지 모르지만 기사가 나서 다들 알고 계시죠.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여주셨는데 (병헌씨가)배우와 연출을 도맡아 하셔 가지고…. 
    사실은 제가 눈치가 좀 빨라요. 
    같이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화장실을 간다고 했을때 살짝 알았어요. 
    하지만 너무 감동적이어서, 두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어요.

    ■ 취재진 = 결혼 후에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사실지, 아니면 따로 사실지가 궁금하구요. 이병헌씨는 일년에 몇 번이나 처가댁에 가실 생각이신지 알고 싶습니다.

    ■ 이벙헌 = 서울에서 40~50분 떨어진 곳(경기도 광주)에 어머니 혼자 사시는 곳이 있는데요. 고맙게도 민정씨가 제가 살던 집에서 살게 됐습니다. 
    반면 이민정씨 집은 시내 한 복판에 있어요. 
    아마도 촬영 시간이 빌 때 제가 몇 시간씩 신세를 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이민정 = 네, 허락해 드릴께요. (웃음)

    ■ 사회자 = 그럼 마지막으로 두 분, 파격적인 포즈 부탁드립니다.

    (이병헌은 이민정 이마에 키스를, 이민정은 이병헌 볼에 키스를 한다.)

    ■ 이민정 = 우선 오늘 결혼식이 있는 날이지만, 오늘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범적인 연기자, 아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병헌 = 다시 한번 축하해 주셔서 감사드리구요. 배우로서 또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열심히 책임을 다해서 살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절 믿고 지켜준 제 팬 분들, 오늘도 굉장히 많은 팬분들이 식장을 찾아주셨는데 저희 팬분들에게도 늘 실망시키지 않는 배우의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잘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취재진 = 이병헌씨, 만세 삼창 부탁드립니다. (좌중 웃음바다)

    ■ 이병헌 = 그것도 또한 제 마음 속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