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후 11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몰디브로 떠난 이병헌-이민정 커플.

    이틀전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900여 하객의 축하 속에 로맨틱한 백년가약을 맺은 두 사람은
    호텔에서 지친 심신을 달랜 뒤 곧장 열흘간의 신혼여행길에 올랐다.

    두 스타의 [그림같은] 결혼 이벤트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9백여명의 하객과 1백여명의 취재진,
    그리고 수백명의 한류팬들이 총결집한 보기드문 빅이벤트였다.

    [로코의 여왕]이라 불리는 이민정과,
    액션-드라마-사극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하는
    [한류천왕] 이병헌의 만남은, 그 자체가 커다란 이슈였다.

    구름같이 모여든 팬들과 취재진은
    두 사람의 높은 인기를 실감케하는 [방증]이 됐다.

    자신들을 찾아온 열성팬들을 위해
    이병헌-이민정 커플은 최적의 장소를 제공했고,
    취재진에게까지 아낌없는 음식으로 답례하는 정성을 보였다.

    그런데 화려한 식장이나 맛깔나는 음식보다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은 건
    이병헌-이민정 부부의 [소박한 마음씨]였다.

    워낙 꼼꼼하지 못한 성격인데
    그래서 더욱 더 허둥지둥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어제까지도 부랴부랴 전화를 드리고,
    연락를 드리고 그랬는데요.
    연락을 미쳐 못드린 분들에 대해 사과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희는 사실 행복을 궁극적인 목료로 삼아서
    열심히 살아가겠지만,
    정말 제2의 인생의 시작인데,
    앞으로의 일들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소소한 행복들이 저희 앞날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단언컨데 배우로서 지금껏 열심히 살아온 것처럼
    앞으로도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도록
    꿈틀거리면서, 싸우면서 배우로서도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 결혼식 소감을 밝히는 [첫 일성]으로 이병헌은
    "행복을 궁극적인 목표로 열심히 살겠다"는 교과서적인 대답을 내놨다.

    팬들을 의식해 위트있고 재미있는 멘트를 날릴 수도 있었지만
    이병헌은 시종 [진중한 발언]으로 자신의 진심을 전달코자 했다.

    이런 진심이 전달됐는지 취재진도 다른 결혼식 때와는 달리
    짓궂은 질문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예인 부부로서 서로에게 어떠한 배우자가 되고자 하느냐"는
    깊이 있는 질문이 나오는가하면,
    의례히 건네지는 서로간 [애칭]을 묻는 상투적 질문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병헌이 [진중한 대답]으로 무게를 잡았다면,
    이민정은 애교섞인 발언으로 분위기를 중화시키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했다.

    아침부터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와서….
    비가 오면 잘 산다고 했는데 천둥까지 쳤으니….
    앞으로 정말 잘 살도록 하겠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드리구요.
    이렇게 떨리는 자리에 함께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특히 이민정은
    [결혼 이후에도 단언컨데 배우로서의 삶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이병헌의 말에,
    자신은 "차기작을 선정할 때
    남편과 상의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말로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아무래도 (병헌씨는)개인적인 일과 공적인 일을
    잘 구분하는 분이라 이렇게 말씀하신 것 같구요.
    저는 그동안 차기작 선정을 할때
    부모님과 친구들,
    그리고 회사 분들과 상의를 했었는데…,
    앞으로는 우선 순으로
    [남편]과 상의를 할 것 같아요.
    이런 점들이 결혼 후에 좀 달라지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요. 
  • 결혼 이후에도 배우로서의 긍지와 목표를 잃지 않겠다는
    이병헌의 말이 [단단한 원석]이었다면,
    남편의 의견에 따르겠다는 이민정의 말은
    해변가에 뿌려진 [부드러운 모래]처럼 다가왔다.

    [배우로서의 삶] 역시 남편에게 맡기겠다는
    이민정의 당찬 고백에
    이병헌은 어쩔 줄 모르며 쑥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남편]이라는 단어도 감동적이었지만,
    자신의 가치를 내세우기보다
    이병헌을 먼저 존중하고 위해주는
    [아내] 이민정의 마음씨가 느껴졌기 때문이리라.

    이병헌은 [어떤 남편이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살면서 아주 소소한 것에 행복감을 느끼며 살고 싶다"는
    그야말로 [소박한] 희망을 드러냈다.

    저희가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사람이다보니
    감사한 부분도 많지만 때론 생활을 하는데
    힘든 부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게중에는 커다란 일들이 많을 겁니다.
    저의 역사에도 그렇고 민정씨도 그렇고
    아주 커다랗게 힘든 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아주 소소한 것에
    행복감을 느끼며 살자는 얘기를 했습니다.
    어쩌면 큰 것에 익숙해지고
    소소한 것에 무뎌진 삶을 살지 않았나….
    작은 것에 행복감을 느끼는 삶을 살면….
    아주 잔잔하게나마 행복감을 느끼면서
    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큰 것이 아닌, 작은 것에 감사하고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싶다"는
    나름의 [행복 철학]을 꺼내든 것.

    [소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며 살고 싶다]는 남편의 소박한 바람에
    이민정도 원론적인 대답을 내놨다.

    우선 오늘 결혼식이 있는 날이지만,
    오늘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범적인 연기자, 아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일상에서의 [소박한 행복]을 진정한 목표로 삼은
    이병헌-이민정 커플은
    12일 오후 11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휴양지 몰디브로 신혼여생을 떠났다.

    두 사람은 열흘간의 신혼여행을 마친 뒤
    이병헌의 모친이 있는 경기도 광주에 신접살림을 차릴 예정이다.

    [취재 = 조광형 기자 / 사진 = 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