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CBS 방송이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을 앞두고 전승절 기념행사를 준비하는 북한의 현지 분위기를 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은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을 통해 미국의 항복을 받아냈다며 지난 1996년에 매월 7월27일을 국가 명절인 '전승절'로 제정했고, 정전협정 60주년을 맞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북한의 초청으로 현지에 취재단을 보낸 CBS 방송은 25일자 기사에서 "북한은 외국 언론의 입국을 거의 허용하지 않지만, 북한은 우리가 본 것을, 혹은 '북한이 보여주기 원하는 것'을 보도할 수 있도록 입국을 허용했다"며 리포트를 시작했다.

    CBS 방송은 자신들이 북한에서 본 광경을 차분한 어조로 전하면서 북한 당국은 외국 기자들에게 경호원을 붙여 따라다니도록 했으며 외국 기자들이 탄 버스가 중간에 멈추는 것도 허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기자들이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6·25전쟁 전사자의 시신이 안치된 '인민군열사묘'의 준공식장이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준공식장에 깜짝 방문해 헌화했다.

    행사장에는 1950년 12월 장진호 전투에서 숨진 동료의 유해를 찾으려고 60년 만에 방북한 전 해군 전투기 조종사 톰 허드너(88)도 참석했다.

    허드너는 당시 동료 조종사가 추락하자 자신이 몰던 전투기를 불시착시키면서까지 구조에 나섰지만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

    허드너는 "적지에 와서 행사를 지켜보고 있으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기자들은 이어 안무 행사장을 들렀고, 참배를 위해 수십명의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묘지에 도착했다.

    김해나(11) 양은 CBS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미국은 우리나라를 침범한 제국주의 국가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CBS 기자가 미국인과 이야기해보니 어떤 느낌이었냐고 묻자 "당신은 미국 사람 같지 않다"라고 답했다.

    한 북한 주민은 지난밤 내내 불을 밝히고 있는 건물에 대해 묻자 "이번 주 초까지만 해도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BS 방송은 "이 나라가 분명히 '쇼'를 하고 있다"며 보도를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