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여자의 사랑하는 법?


     

    SBS 주말드라마 <원더풀마마> (토,일 오후 8시 50분)  6월2일자 방송에서는 한 남자에 대한 두 여자의 사랑 방식이 눈에 띈다.

    수진(유인영)은 자기가 갖고 있는 힘으로 훈남(정겨운)의 회사에서 영채(정유미)를 몰아내고
    경력이 화려한 능력있는 새 디자이너(윤지민)를 데려온다.

    수진이에게 영채는 하잖은 존재다. 디자이너로서의 능력도 없고 거기다가 경력도 없다.
    집안도 망했다. 감히 어찌 자기의 애인 훈남이를 넘보고 디자이너를 하려고 드는가? 
     
    둘은 한 때사랑한 사이였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가질수 있는 아름다운 추억도 많이 있다.
    새 디자이너 때문에 같이 커피점에 마주 앉았을 때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수진은 옛날을 회상시킨다.

     "같이 뉴욕 출장 갔을 때 들었던 곡 생각 나?
    그 땐 같이 밤새워 일하곤 했는데..."

     기회만 되면 남자의 마음을 돌리려고 한다. 아니 돌릴수 있다고 생각하는 지 모른다.

     "다시 돌아갈 순 없는거야? 다시 시작하겠다는 생각 한 적 없어?"
    "단 한 번도 없어!"
    "어떻게 그렇게 냉정해!" 

    수진이는 많은 남자를 만났을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남자들은 수진이보다 그녀가 가진 배경 돈이 먼저 눈에 들어왔을 것이다. 훈남이 같은 보배 같은 남자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사람은 하잖은 것이라도  가지고 싶은 것이 눈에 띄면 화살처럼 마음에 박혀버린다.
    귀한 것을 장롱속에 넣고 있다가 어느 날 꺼내듯이 반드시 손에 넣고 마는 습성이 있다.  
     
    수진은 정말 훈남을 사랑하는가? 가지고 싶은 보배를 반드시 손에 넣고 싶어서 가진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정말 사랑한다면 자기 자신을 내놓아야 했어야 한다.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마음 밖에 더 있는가?  가진 것이 많다고 쉽게 그것을 이용하며 힘을 발뤼하도록 하면 안 된다.  

    거미가 거미줄 쳐 놓고 먹이감을 기다리는 것처럼 거미줄을 쳐 놓고 걸려들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럴 때마다 남자의 자존심은 다칠 것이고 마음은 더 차가워지고 멀어질 것이다.

    영채는 현재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 디자이너라고 이름 붙이기도 민망할 정도로 아무 경력도 없다.
    사회경험도 없고 학력도 없다. 집안도 쫄딱 망해서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 

    다만 지금 믿는 것은 세부에서 훈남이를 도와 패션쇼를 해서 그 때 훈남이로부터 디자이너로서의 가능성을 인정 받은 것 밖에 없다.

     그것 하나 붙잡고 챙피함을 무릎쓰고 훈남이네 회사에 다니는데, 회사 사람들은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다. 반드시 투자를 끌어와야 하는데 자기 때문에 투자를 못 받게 될까봐 그만 두고 말았다.

     끙끙 앓고 있는 딸에게  엄마(배종옥)가 사정을 물어본다.

    "나 혼자 좋아 한거야. 내가 있으면 방해만 될 것 같아서.
    끝까지 믿어주고 잘 할 수 있다고 했는데 피해줄까봐 겁나서 도망쳤어!
    나같이 날라리 엉터리 말고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이 필요할 것 같아서. "

    엄마가 딸에게 조근조근 애기한다.

     "엄마도 그랬단다. 내가 없어주는 게 그 사람을 위하는 줄 알았어. 다 착각이고 실수였어.
    끝까지 곁에 있어주고 그 사람 안 놓쳤어야 했어.

    살다보면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어.
    나중에 두고 두고 후히할 짓 하지마라!"

    "나처럼 무능한 애가 잘 할 수 있을 까?"

    영채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으니 자신을 직접 내 주는 길 밖에 없다. 
    그는 그저 훈남이가 좋을 뿐이다. 그래서 그옆에 있고 싶고 힘든 그에게 도움이 되어주고 싶다.
    그녀가 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힘들 때 옆에 있어서 같이 힘든 것을 겪는 것이다.

    엄마의 말에 용기를 얻은 영채는  자신을 그렇게 모욕한 수진이를 찾아간다. 결국 영채의 진심은 세상살이에 밝은 수진이를 이기고 다시 회사로 가서 일하게 해 달라고 용서를 구하며 매달린다.

     따뜻하면서도 단호한 훈남이는 한 번에 거절한다.

    수도 없이 용서를 구하고 매달리는 영채에게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당신 같은 사람이야!
    당신은 삶이 우습고 지루해서 이랬다 저랬다 변덕을 부리지만,
    인생을 소풍처럼 살고 색다른 놀이터에 지나지 않겠지만 우린 생계가 달렸거든!"

    참을 수 없는 모욕을 주지만 영채는 아무말 없이 들으며 눈물을 흘린다.
     
    남녀노소 빈부귀천 누구나 할 것 없이 기본적으로 깊은 마음속에 있는 것은 자존심이다.  
    생존을 위해 잠시 그것을 외면하며 살지만,
    한계에 도달하면 숨죽이고 있던 자존심이 들고 일어나면 그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랫동안 굶주림에 시달리며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식사제공을 하겠다고 했는데 아무도 안 오더란다.
    그 어린 아이들조차 자존심이 있기에 굶주린 배를 움켜쥐면서도 밥을 준다고 해서 좋아라하고 달려오지 않더라는 것이다.

     영채가 할 수 있는 사랑은 그 귀한 자존심까지 버리는 것이다.  

    영채가 훈남이를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분노하여 수진은 소리친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갈라놓을 거예요!"  
    "수진씨는 수진씨 방법대로 해요. 난 내 방법대로 할 테니까!" 

     많은 것을 갖게 되면 저절로 그것을 의지하고 모든 관계에 이용한다.
    아무것도 가진 사람은 마음밖에 사용할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