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고 천진한 그녀!




 SBS주말드라마 ‘원더풀마마’에서 영채로 나오는 정유미는 요즘같이 영악스러운 세상에서 저런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다. 어떤 상황에서도 천진 발랄한 청량제 같은 캐릭터다.

 친구(이청아)의 남편(이민우)의 마음을 빼앗고 있으면서 오히려 뻔뻔스럽게 대하고 노골적으로 모욕을 주는 아주 저질이다.(그 전에는 죄인인 것처럼 고개를 숙였는데 요새는 오히려 당당하다.)
 
친구를 대신하여 내로라 하는 사람들이 모인 패션 쇼 장에서 김실장(윤주희)과 머리채를 붙잡고 싸우는 것도 불사하는 영채다.  
집안이 한 순간에 망해도 하늘이 무너지는 것처럼 슬퍼하지 않는다. 고졸학력에 여태까지 아무 것도 안 하고 룰루랄라 아무 생각 없이 살아왔지만 남한테 상처 주거나 피해를 준 적은 없다.

 만물의 영장이지만 극히 사소한 것도 해 보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 또한 사람이다. 30살까지 그저 돈 만 쓰고 백화점에 가서 옷 만 사 입다가 사회생활을 처음 하려면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헤쳐 나가야 할 난관이다. 하지만 영채는 별 개의치 않는 것 같다. 좌충우돌 하면서 늘 생기 발랄하다. 

 처음 해 보는 직장생활은 그나마 욕심 없는 착한 사람들이 운영하는 회사라 영채의 천둥벌거숭이를 받아준다. 이제 회사 사람들에게 커피 심부름도 잘 한다.

일 주일 내내 원단시장과 공장을 돌아다니지만 다 퇴짜를 맞는다. 그러면서도 처음으로 열심히 디자인 그림을 그리는데 오래 된 디자이너(정경호)가 건방지게 벌써 디자인을 한다고 야단을 친다.

 “누가 너더러 디자인 하랬어!” 
“새로운 피를 수혈하려고 신입사원 뽑은 것 아니예요? ” 

이것을 본 훈남(정겨운)이가 영채를 데리고 다른 방으로 데리고 간다.
 “명품 카피해서 조합이나 하고. 시장 가면 벌써 다 나와있어요. ”
영채가 열심히 그린 디자인 그림을 구겨서 쓰레기 통에 버린다.
“빨리 시장 파악하라고 공장으로 시장으로 돌린 거예요.
그 따위로 일하려거든 피해 주지 말고 나가요!”

 어설프게 카피 같은 것 했다가 망신만 당한 영채는 만만치 않은 사회생활을 깨닫고 이전보다 더 힘을 내서 열심히 일 한다.

시장으로 공장으로 뛰어다니면서도 배워 본 적도 없는 디자인 그림을 열심히 늦게까지 회사에 남아서 그리다가 코피까지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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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뒤 분간 못 하는 철딱서니 없는 영채가 밉지 않은 정 많은 훈남이는 영채를 차로 데려다 준다. 집 앞에 왔지만 피곤한 영채는 잠이 들었다. 잠든 영채를 보고 훈남이는 약국에 갖다 온다.

    “피로회복제와 비타민이예요!” 
    “남자한테 이런 것 받아 본 것 처음 이예요! 항상 주기만 했지 받아 본 적 한번도 없어요. 밥도 사 주고 용돈도 주고 옷도 사 주고 월세도 내 주고... ” 

    놀라고 감격하는 영채는 눈물을 흘린다.

    “꼭 월급이 작아서 채용한 것 만 아니예요. 세부에서의 일 잊지 않았어요. 그 때 성공시킨 것은 고영채씨였어요. 우린 단짝이다, 한 번 믿어 보자 생각하고 있는 데 자구 실망만 시키니까 화가 났어요.”

    “나 누구한테 그런 소리도 처음 들어봐요! 정말 나 믿어 주는 거예요?
    정말 나 단짝 이예요?”
    아무것도 안 하고 돈 만 쓰고 살면서 남자들한테는 돈 뜯기고 이용만 당하고 친한 친구한테 애인을 뺏기는 배신까지 당하면서 속으로는 자신을 아무 쓸모 없다 자학하며 더 되는대로 살았는지도 모른다.

    처음으로 훈남이가 한 인격체로 대하고 한 사람을 향한 진심 어린 말에 영채는 그만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그 동안의 설움이 눈물로 나온다. 

    “저 사람 왜 저렇게 멋진 거야!” 혼자 말을 하며 언제 눈물을 흘렸다는 듯 영채는 밝은 표정으로 돌아간다.
    단 한 사람의 믿음과 격려에 힘 입어 또한 자신에게 맞는 일을 통해 영채는 자신을 재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