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기 수석 사의…朴 대통령 받아들일까?

첫 해외 순방길에 터진 윤창중 스캔들로 박근혜 대통령이 곤경에 처했다.

윤창준 전 대변인의 전격 경질에 이어 이남기 홍보수석까지 사의를 표했다.
허태열 비서실장은 [대국민사과]를 했고,
“저를 포함해서 그 누구도 책임질 일이 있다면 결코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든 여론의 화살이 박 대통령에게까지 가지 않도록 진화하려는 모습이지만,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민주당 등 야권은 박 대통령의 인사 책임론을 제기하고 대국민 직접 사과를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허 비서실장 등 수석비서관 총사퇴는 물론,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 청문회 개최까지 요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불통인사에 강행한 책임을 느끼고
인사실패의 재발을 막기 위한 엄중한 자기검증 차원에서라도
국민에게 직접 사과해야 한다.”

   -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

청와대는 아직까지 잔뜩 엎드려 있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사의를 표명한 이남기 홍보수석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았다.

이날 허 비서실장은 기자회견에 동석한 모든 수석비서관들은 이 수석의 [사의 수리]에 대해
“인사권자(박 대통령)가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 수석의 사퇴가 결정된다면,
민주당 주장대로 비서실장까지 포함하진 않겠지만, 일부 비서진의 추가경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를 풀어가는 방향의 단초는 박 대통령의 의중에 달려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인사 특성상 조속한 결단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점치는 시각이 우세하다.

아직 사건의 진실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윤창중과 피해 여성의 진술이 엇갈리고,
이남기 수석과 윤창중의 말도 또 엇갈린다.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워싱턴 대사관과 워싱턴문화원, 뉴욕총영사관과 문화원,
그리고 이를 총괄하는 외교부의 조사보고서도 전적으로 믿기는 어렵다.

때문에 향후 발표될 미국 경찰 측의 발표와
우리 국정원이 별도로 작성해 올릴 보고서가 박 대통령의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남기 수석이 이번 문제를 만 하루가 지나 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은 사실로 드러난 만큼
박 대통령이 더 이상 내부보고에 전폭적인 신뢰를 주기가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첫 미국 순방서 [광우병 파동]을 겪으면서 국정 동력을 상실한 MB정부의 전철을 상기해본다면,
박근혜 정부 역시 [성추행 스캔들]로 같은 길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이미 청와대 안팎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