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스캔들, 귀국 종용 논란 핵심은 비행기 표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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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창중 스캔들이 연일 진실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불과 나흘 전까지 한솥밥을 먹던 청와대와 윤창중 전 대변인이 한대씩 펀치를 주고 받으며,
    논란에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특히 윤 전 대변인의 귀국 종용 논란을 둘러싸고는
    양측 모두 상처를 덜 받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통령의 비서진으로서 이번 사태에 책임지는 자세보다는
    기를 쓰고 자신의 말이 맞다며 대국민을 상대로 여론전에 들어갔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이남기 홍보수석의 지시를 받고 귀국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이 수석은 이튿날 “그렇게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100% 기억이 안난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둘 중 한 사람은 명백하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의 주장 중 일치하는 부분은
    8일 오전 9시반께(현지시간)
    두 사람이 워싱턴에서 대통령의 숙소였던 블레어하우스 앞에서 만났다는 점이다.
    이들은 잠시 대화를 나눴다고 하지만 대화 내용을 두고는 각기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8일 9시30~40분 쯤 첫 보고를 받았다.
    윤창중 전 대변인은 제가 (사건을) 인지한 순간에 현지에서 봤다.
    어떻게 된거냐고 물어봤고, 전광삼 국장하고 자세한 이야기를 해라.
    다른 내용들은 기억에 없다.”

         - 10일 이남기 수석 브리핑

     

    이 수석이
    [재수가 없게 됐다. 성희롱에 대해서는 변명을 해 봐야 납득이 되지 않으니 빨리 워싱턴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가야 되겠다]고 했다.
    그래서 이 수석에게
    [제가 잘못이 없는데 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냐.해명을 해도 이 자리에서 하겠다]고
    말했다.

    이 수석이 [1시 반 비행기를 예약해 놨으니 핸드캐리(수하물)를 찾아서 나가라]고 했다.
         - 11일 윤창중 기자회견

     

    윤 전 대변인과
    성추행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정도의 대화를 5분 여 나눈 것으로 기억한다.
    윤 전 대변인의 주장처럼
    귀국을 종용했다거나 비행기 예약했다는 이야기는 한 기억이 없다.

         - 11일 이남기 수석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 ▲ 이남기 홍보수석(왼쪽)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 뉴데일리
    ▲ 이남기 홍보수석(왼쪽)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 뉴데일리

     


    이후 약 4시간 뒤인 13시 35분 윤 전 대변인은 워싱턴DC에서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고 있었고,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스캔들에 대해서는 까맣게 몰랐다.
    박 대통령이 이 사건과 관련한 보고를 받기 까지는 무려 만 하루이상 소요됐다.

     
    윤 전 대변인의 귀국 비행기표는 주미대사관 측에서 오전 일찍 예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시각은 이 수석과 윤 전 대변인이 만나기 전 윤 전 대변인의 비행기 표가 예약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티켓을 예약했을까.

    윤 전 대변인의 귀국 비행기표 티켓 예약은 오전에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방미 수행을 도왔던 홍보수석실 전광삼 선임행정관은  “확인해보니 표가 예약된 시간이 오전 6시 52분이다. 우리가 사건을 안 게 (오전) 7시 이후인데 어떻게 예약을 해줄 수 있느냐”고 부인했다.
    일각에서는 비행기 표가 오전 9시께 예약됐다는 보도도 있다.

     

    만일 표가 오전 6시 52분에 예약됐다면, 두 가지 가정이 가능하다.

    1. 윤창중 전 대변인이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사관에 표를 부탁했다.
    2. 청와대가 사건을 더 빨리 접했지만,
    보고시점을 9시께로 지연 발표했고 대사관에 표를 구해줬다.


    즉 누가 대사관에 비행기 표를 부탁했느냐에 따라
    귀국 종용 논란의 진실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이 나홀로 조기귀국을 결정했다면,
    굳이 대사관을 통해 비행기표를 구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상식적인 시각.

    또 윤 전 대변인이 미리 비행기표를 예약해 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수행경제인 조찬 행사(오전 8시~9시)에 참석한 점도
    개연성이 떨어진다.

    특히 대변인실에서 한꺼번에 보관하고 있던 방미수행단의 여권 중
    윤 전 대변인의 것만 꺼내받는 데 청와대의 협조가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 하다.

    윤 전 대변인의 나홀로 조기귀국으로 결론나더라도,
    청와대가 [방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 ▲ 이남기 홍보수석(왼쪽)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 뉴데일리

     

    만일 청와대의 최초 사건 인지 시점이 발표보다 더 빨랐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실제 피해 여성 측이 경찰에 신고하기까지는 주미대사관·청와대 측에서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증언도 이를 뒷받침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청와대가 사건을 인지한 직후,
    이를 축소하려는 시도로 윤 전 대변인의 귀국 비행기표부터 알아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진=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