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13번째 대통령 공공기념관 탄생

    댈러스 부시센터, 인기몰이 예고



    (애틀랜타=연합뉴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기념관(이하 부시센터)이 내달 1일 그의 정치적 고향인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문을 연다.

    부시센터는 건물과 부지 규모 면에서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기념관 다음으로 크고, 이라크·아프간 전쟁 등 부시 집권 8년의 공과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진행 중인 시점에 개관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미국에는 31대 대통령인 허버트 후버부터 42대인 빌 클린턴까지 국립문서보관소가 운영하는 전직 대통령 기념관으로 12곳이 있다.

    클린턴의 후임인 부시는 2009년 댈러스의 명문사립대인 서던 메소디스트대 캠퍼스 내 18만평 부지에 자신의 이름을 딴 정책연구소를 설립한 뒤 각계각층의 기부를 받아 도서관과 박물관을 포함한 3개 동의 부시센터를 건립하기에 이르렀다.

    부시는 정책연구소 가까운 곳에 도서관과 박물관을 따로 짓겠다는 구상이었으나, 설계과정에서 3개 동이 연결되는 초대형 복합건물 건립으로 변경됐다.

    부시는 당초 센터 건설 비용으로 3억달러를 잡고 모금 활동을 벌였으나 보수층과 지지자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5억달러를 모았다.

    건설에는 2억5천만달러가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남은 돈은 연방정부나 부지를 제공한 서던메소디스트대에 기증할 방침이라고 24일 댈러스모닝뉴스가 전했다.

    이를 위해 부시는 25일 기념관 운영권을 연방정부 산하 국립문서보관소에 헌납하는 '헌정식'을 연다.

    부시센터 측은 한해 200만명이 센터를 방문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레이건 기념관이 갖고 있는 연평균 최다 방문자 기록(38만명)을 5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현재 가장 인기가 없는 전직 대통령 기념관은 아이오와주에 있는 후버 기념관이다.

    하루 입장료가 6달러로 레이건 기념관(21달러)의 30% 밖에 안되고 교통이 편리한 고속도로 주변에 자리 잡고 있지만 연 관람객 수는 4만4천명에 불과하다.

    부시센터가 유달리 관심을 끄는 것은 9.11 테러 등 부시 임기 중에 발생한 역사적 사건에 관한 생생한 자료를 일반에 공개하기 때문이다.

    전시물에는 여객기 공격으로 붕괴된 뉴욕 세계무역센터 건물 잔해에서 수거한 휘어진 철골과 9.11 테러 발생 사흘 뒤인 2001년 9월14일 부시가 건물 잔해 위에 올라가 확성기를 들고 연설하는 사진이 포함돼 있다.

    부시는 당시 구조대 앞에서 한 연설에서 "나와 전 세계가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이 건물들을 무너트린 사람들도 곧 우리 모두의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고 외쳤다.

    백악관 내 대통령 집무실과 크기와 모양이 똑같은 모형물과 부시 부부가 미국 국민과 세계 정상들로부터 받은 4만3천점의 선물도 전시된다.

    부시는 주요 언론과 인터뷰에서 부시센터는 자신의 공과를 둘러싼 토론장이 아닌 "팩트를 보여주는 전시장"이라고 소개하면서 "나는 내가 할 일을 했고, 종국적으로 역사가 그것을 심판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