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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도둑 누명 쓰고
매맞는 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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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일일 드라마 <구암 허준> 22일자 방송에서는 천민이라는 이유 하나로 억울하게 도둑 누명을 뒤집어 쓰고, 매맞는 다희와 이를 말리던 허준이 무자비하게 맞는 장면이 나온다.
상것의 처절한 슬픔이 그대로 드러나는 장면이다.
치질환자를 놓고 여러 가지를 물어보며 허준(김주혁)에게 가르치는 유의태(백윤식) 그것을 사나운 눈으로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도지((남궁민)! 이 때 양태(여호민)가 헐레벌떡 뛰어온다.
김진사 댁에 달려가니 장정들에게 들린 길다란 몽둥이로 사정없이 맞고 있는 아내 다희!(박은빈)“비단을 훔쳐 어디로 빼돌렸냐? 본 사람이 있다는데 어디서 억지를 부리느냐?”
“억지를 부리는 건 마님이십니다. 내가 처음부터 갖고 있던 것입니다. 한 사람 말만 듣고 어찌 누명을 씌우십니까? 아무리 매질을 한다 해도 전 훔치지 않았습니다.”
양반의 위세에도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이 품위를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사실을 말하는 다희. 어쩌면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는데도 연약한 여자로서 기품을 잃지 않는 모습이 경이롭다. 고귀한 기품이 주위를 압도하며 빛을 발하고 있다.
현대 사회는 철저히 이익을 추구하는 사회고 그 외의 것을 천한 것으로 전락시켰다. 우리는 얼마나 작은 이익 잎에서도 비굴해지는가?“천한 상 것 주제에 어디서 감히 말대꾸하느냐?”
“내 안 사람이 무슨 일로 매질 당해야 합니까?”항의하는 허준. 다희를 때리던 하인들이 허준에게 달려들어 무자비하게 몽둥이질을 하고 발로 사정없이 짓밟는다.
“서방님!”
“이 에미를 대신 때리십시오. 한 번 만 살려주십시오.”발을 동동 구르며 온 몸으로 하늘을 향해 절규하며 애간장이 녹아 내리는 어머니 손씨!(고두심)
“천한 상 것 중 너희처럼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 것 처음 봤다.
그 댓가가 어떤지 철저히 보여주겠다.”매 맞은 아내를 업고 달빛이 희미하게 비치는 산길을 걸어가는 허준. 그 뒤를 어머니가 뒤따른다. 희미한 소나무 숲 산길을 달빛에 스며 든 비애가 그들을 적막하게 비친다.
방 안에 아내를 눕힌다. 서로 바라보며 연신 “부인” “서방님” 하고 부른다.
“서방님! 저는 괜찮습니다.”
“비천한 신분으로 산다는 것이 이런 것이오! 어쩌자고 여기까지 왔소.
어쩌자고 나 같은 사람의 아내가 됐소!”
“서방님”서로 마주보며 눈물만 흘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