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적대사, 스스로

    마루타가 되다!


  •  MBC 일일 드라마 <구암 허준> 6일자 방송에서 삼적대사는 나병환자들을 위해 오랫동안 연구해서 만든 약을 실험 해보기로 한다.  먹고 죽울 수도 있는 약이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임상실험을 한다.

     강물에 빠져 죽은 자기 아들 상화 대신 유일하게 살아 남은 아들을 상화라고 이름 짓고 양자로 삼는다. 삼적대사는 자신 때문에 허망하게 희생당한 나병환자 가족들을 땅에 묻고 상화의 손을 잡고 그 앞에서 맹세한다.

     “평생을 참회하며 살겠소! 하늘이 고칠 수 없다면 그 참혹한 병을 내가 고칠 것이오.”


    그 길로 세상과 하직하고 삼적대사는 나병환자들을 모아 마을을 이루고 그들을 치료하기에 전념한다.

    사람이 실수하여 큰 죄를 짓고 나면 나타내는 반응이 다 다르다. 부인하며 은폐하고 한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며 산다. 다른 경우는 완전히 개과천선하여 성자 같은 사람이 된다. 대부분은 전자 같은 태도를 취하거나 죄를 씻기 위해 착한 일을 하며 살기도 한다. 하지만 후자와 같은 경우는 거의 드물다.

    한 순간의 실수로 큰 죄를 지었지만 삼적대사는 그렇게 할 필요까지는 없었을 것이다. 내의원 의원이고 장차 어의가 될 수도 있는데 그 자리에서 그냥 그들을 도와주기만 해도 될 일이었다. 아니면 나병환자 연구에 평생을 바쳐도 될 일이다. 그들과 같이 살지 않아도 그를 책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예진이를 찾으러 나환자 촌에 왔던 도지가 말한다.

    “여긴 살 곳이 아니야! 잠깐 있는 데도 대풍창 병균이 내 몸으로 기어드는 것 같아.”

    평범한 우리들의 고백이다.
    비록 자기 가족을 죽였지만 평생 자신을 위해 희생한 삼적대사에 대한 살기와 증오심으로 살아 온 상화는 나환자 촌을 떠난다. 이 곳을 떠나면 살 수 없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밤새도록 찾아 나선다.


  • 저자 거리에서 몰매를 맞고 있는 상화를 허준은 죽을 각오하며 막아서서 상화를 데려온다.

    “이 세상이 너를 어떻게 보더냐?”
    “개돼지도 못한 벌레 보듯이 했습니다.”
    “개돼지도 못한 벌레 같이 사는 것이 원한이냐?”
    “뒤틀린 네 마음이다. 허물을 벗을 수 있는 것은 네 마음뿐이다.
    사람답게 살 수 싶다면 네 마음을 바꿔라!”

    도망갔던 아들 상화를 찾고 나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생각한 삼적대사는 드디어 임상실험을 하기로 마음 먹고 허준한테 편지를 남긴다. 편지를 쓰고 나서 약을 먹고는 피를 토하고 정신을 잃는다.

     ‘천수관음의 마음으로 대풍창 환자들을 돌보아 주려 했다. 발병의 원인과 합당한 약재를 찾으려 했지만 의술의 한계를 느낀다. 전국을 샅샅이 뒤지며 온갖 약초를 조제했지만 아직 그 효험을 알 수 가 없다. 지금 가라앉았지만 상화가 또 다시 발병하면 못 견딜 것이다. 내가 이 약을 시음해 본다. 살아난다면 다행이고 죽는다면 내 뜻을 상화에게 전해 주기 바란다.’

    허준은 상화에게 가서 대사님이 죽는다면 증오심 보다 더 큰 짐을 얹고 살 게 될 것이라고 삼적대사에게 가 보라고 한다.

    의식을 잃고 있는 삼적대사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상화!  “아버지! 아버지! 삼적대사에게 처음으로 아버지라고 부르며 어느 덧 눈가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린다.

    삼적대사가 만들어 먹은 약은 독초를 섞어서 만든 것이다. 밤새도록 깨어나지 못하고 약 기운과 싸우고 있다. 모든 나환자들은 불상 앞에서 기도한다.

    상화의 증오심이 녹아내리니 삼적대사가 깨어난다.
    비틀거리며 나오는 삼적대사 앞에 무릎을 끓는다.

    용서하십시오! 소자를 용서하십시오!”

    통곡하는 상화! 삼적대사도 합장하며 같이 무릎 끓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