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조사가 무슨 사찰? 아버지 "미디어오늘이 사찰했느냐 유도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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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마 옮겨 적기가 끔찍할 정도의 내용을 쓴 A씨.
    A씨는 [박근혜 대통령을 죽이겠다], 자신을 야단치는 [부모도 죽이겠다]는 내용을 트윗에 마구 올렸다.

    그런 A씨의 일방적인 주장을 <미디어오늘>이 [국정원, 박근혜 후보 비방하는 누리꾼 가족 찾아갔다]는 기사를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오늘>은 이 기사 제목 앞에 [단독]이라 붙여 헤드라인으로 올렸다.
    이 기사의 부제는 "민간인 사찰 및 선거 개입 의혹 일 듯…국정원 '경찰 입회하 비방 자제 부탁한 것'".

    기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이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를 위해 공작했다]는 식의 정략적이고 감정적인 의도를 담고 있었다.

    <미디어오늘> 보도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 미디어오늘 홈페이지 캡처화면
    ▲ 미디어오늘 홈페이지 캡처화면

    "국가정보원 직원이 대선을 앞둔 당시 박근혜 후보에 대한 비방글을 올렸다며 가족을 찾아와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확인돼 선거개입 의혹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측은 자제를 요청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방문 사실을 인정했다.

    당사자는 민간인 사찰에 해당된다며 사실관계를 요청하는 공개질의서를 제출하고 민형사 소송을 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 미디어오늘


    그러나 <미디어오늘>은 A씨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글을 올렸는지 소개하지 않았다.

    단지 "국정원 관계자가 밝힌 A씨의 트위터 내용은 비방의 정도가 심한 면이 있지만 공식 경찰 수사가 아니라 국정원이 나서야 하는지 의문이 남는다"고만 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A씨가 트위터에 남긴 글은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를 죽이겠다는 내용을 포함해 수백차례에 걸쳐 비방글 일색이었다.

    국정원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선 후보 경호 차원]에서 A씨를 조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법 제3조(직무) 1항에 따르면 국정원은 [국외 정보 및 국내 보안정보의 수집·작성 및 배포] 권한을 갖는다.

    "A씨에 대해 알아보니 문제가 있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사법 처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대신에 A씨 아버지에 자제 협조를 당부하러 갔습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봐 
    경찰관까지 동행했습니다.
    "

       - 국정원 관계자


    A씨 아버지도 국정원 관계자를 만나 A씨가 쓴 글을 알게돼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A씨의 아버지는 이에 대해 [민간 사찰]이란 생각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 <미디어오늘>이 A씨 아버지를 인터뷰한 것을 보면, [국가정보원이 민간 사찰을 한 것 아니냐]는 식으로 질문하기 위해 애를 쓴 것으로 보인다.

    "A씨의 아버지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세번에 걸쳐 말을 바꾸면서 국정원 직원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부인해왔다.
    그는 '국정원 직원의 방문이 사찰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국정원 직원이 찾아온 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지만, 질문이 계속되자 국정원 아닌 "국가기관에 있는 지인"이 찾아왔다고 주장했다. … (중략) …."

       - 미디어오늘


    A씨 아버지는 답답했는지 이 매체에 하소연도 했다.

    "사찰을 한다더니 압박을 가했다더니 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소리다.
    사찰이라고 하면 당사자가 느껴야 한다.
    그런 말을 함부로 쓰면 되느냐.
    무책임한 사람들"
       - A씨 아버지 /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 中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았는지, <미디어오늘>은 "(A씨의 아버지가 국정원으로부터) 압박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미디어오늘>은 A씨의 말은 곧이 곧대로 인용해 보도했다.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니까 호통을 치면서 요즘 뭐하고 다니냐면서 국정원 직원이 주의를 줬다고 말해 가정불화까지 생겼다."
       - A씨 / <미디어오늘>과의 통화 中


    A씨 아버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걔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 그런 거니까.
    <미디어오늘>, 아니라고 하면 그걸로 끝내야지 계속 집요하더만. 사찰을 했느냐는 식으로 유도하더라고.
    내가 전혀 그렇게 안 느끼는데 생각해서 만든 거니까.

    내가 그렇게 뭐 그걸 느껴야 그렇게 되는건데 자기들 나름대로 쓰는 거니까.
    말을 바꾸고 말고도 없다.
    기사거리도 될 일도 없다.
    우리애가 부족해서 그런거지.
    애가 뭐야 정상적이면 내가 방어를 하겠는데, 그게 아닌데 지금 애가."


    민주통합당의 이날 논평은 더욱 가관이다.

    건수 하나 잡았다고 생각했는지 논평 제목부터 [댓글공작 모자라 민간인 사찰, 국정원의 대선개입 어디가 끝인가]였다.

    "새로운 국정원 지휘부는 SNS상에서 민간인 사찰까지 한 사실이 밝혀진 만큼, 국정원에 의한 국기문란 사건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또한 내부적으로 전임 원장시절 벌어진 모든 정치공작의 실태를 철저히 조사하여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 김현 민주통합당 대변인


    정치적 목적을 이유로 A씨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실은 <미디어오늘>과 <민주통합당>.
    이들은 과연 정상일까, 비정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