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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을 극력 반대하는 어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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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일 드라마 <구암 허준> 4월 10일 17회에서 드디어 우여곡절 끝에 서로 애타게 만날 날만을 기다리던 허준과 다희는 만난다. 하지만, 생각지 않던 어머니의 반대에 부딪힌다.
허준(김주혁)은 지리산으로 약초 캐러 갔다가 같이 간 부산포 일행의 횡포로 목숨까지 위태로웠지만 삼적대사(이재용)의 도움으로 살아서 돌아온다. 우연히 다희(박은빈)와 허준의 관계를 알게 된 예진(박진희)은 허준보고 나루터로 빨리 가라고 가르쳐준다.
같은 산음 땅에 있으면서도 서로 길이 어긋나 보는 이로 안타깝게 한 두 사람은 드디어 나루터에서 만난다.
오랫동안 마음을 애태우며 얼마나 그리워했던가!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서로를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
허준이 다희를 집으로 데려 온 것을 보고 늘 자애롭기만 하던 어머니 얼굴은 싸늘하게 굳어지고, 일고의 여지도 없이 냉정하고도 단호하게 두 사람을 향해 말한다.“어찌 된 일입니까? 내가 그처럼 간절히 일렀건 만 …”
“소자의 뜻입니다.”
“지금 인연을 끊지 못하면 우리 모두 불행해지는 것을 왜 모르냐?
이 어미를 보지 않았느냐? 신분의 벽을 넘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천 첩의 자식으로 자랐는데 어머니 심정을 어찌 모르겠습니까?
피 멍든 가슴을 안고도 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은 것은 아버지에 대한 정을 떨치지 못해서이지 않습니까?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대로 다희씨를 보내면 평생 한을 품고 살 것입니다.”하지만 천민의 신분으로 양반을 지아비로 섬기며 온갖 박대와 수모를 받을 때마다 피 흘리며 찢어진 가슴은 아직도 아물지 않고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그것을 자식에게도 다희에게도 똑같이 물려주고 싶지 않은 어머니는 쉽게 허락할 수 없다.
완강한 어머니의 허락을 받기 위해 두 사람은 밤새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흙 바닥에 무릎 끓고 기다린다.
어머니도 이 생각 저 생각을 오가며 씨름하느라 밤새 잠을 못 잔다.
밤새 비를 맞으며 그저 어머니가 저희들의 뜻을 받아들이기를 간절히 바라는 모습을 보고 일시적인 남녀간의 애정이 아님을 확인하고 안심하여 어머니는 허락한다.
“그만 일어나세요. 제가 졌습니다.”
“어머니!”허락이 떨어지니 울먹이는 목소리로 눈물 흘리는 다희의 모습은 울컥 가슴을 메이게 한다.
비록 자신들의 마음이 진실하고 절박하지만 일방적으로 고집하거나 강요하지 않고 어머님이 저희들의 뜻이 받아 들일 때까지 겸허하게 기다리는 두 사람의 모습이 참으로 귀하고 지혜롭다.
드디어 첨예한 갈등은 밤새 애태우며 간구함 속에서 녹아 내리고 서로 다른 쪽을 향하던 시선도 한 곳으로 모아졌다. 이제 어머니와 허준, 다희는 하나 된 마음과 한 뜻으로 희망을 품고 새로운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