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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트래픽 감소는 <뉴스스탠드>가 아니라, 콘텐츠 퀄리티의 문제다?
김상헌 NHN 대표가 <뉴스스탠드> 시행 이후 네이버 제휴 언론사들의 방문자수가 급감한 것과 관련, "상품을 어떻게 잘 보여줄 지 노력하는 것은 백화점의 임무"라며 "언론사에 1차적인 책임이 있음"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관훈클럽(총무 오태규)> 주최로 열린 관훈초대석 연사로 참석, 당초 목적인 [강연]보다 <뉴스스탠드>에 대한 언론사들의 [의구심 해소]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이날 김 대표에게 쏟아진 언론사 측의 질문들은 결국 <뉴스스탠드>의 [폐지]나, 폐지에 가까운 [전폭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있었다.
"트래픽이 대폭 감소했다"
"유저로서 사용해보니 상당히 불편하다"
"백화점인데 제품을 보여주지 않고 로고만 보여주는데 누가 찾아오겠나?"
"<뉴스스탠드> 말고 현재 강구 중인 언론과 포털간의 (또 다른)상생 모델은 없나?"
"사실상 [미디어포털]이 됐는데 언제까지 이 정책을 고집할 건가?"
<뉴스스탠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불편해한다는 지적에 "익숙해지면 불편함이 해소될 수 있다"고 명쾌한(?) 해답을 내린 김 대표는 [트래픽이 대폭 감소한 이유]에 대해서도 언론사들과 다른 견해를 내비쳤다."플랫폼 변경보다 언론사의 콘텐츠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상품을 잘 진열하고 파는 것은 백화점의 의무다."
언론사들은 "네이버로 인해 사실상 매체 자생력을 잃어버린 현실에서 대안없는 <뉴스스탠드>의 도입은 공멸을 부를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김 대표는 "플랫폼이 아니라 콘텐츠의 문제"라며 책임 소재를 언론사 측에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백화점에서 제품을 보여주지 않고 로고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떤 상품이 있는지도 모르는데 대체 누가 이곳에 들어가겠습니까?- 김도식 SBS 뉴미디어부 부장
상품을 어떻게 잘 보여줄지 고민하는 건 백화점의 의무입니다.
주인이 아무런 노력도 안 하면 되겠습니까?
언론사는 일단 자사 방문자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백화점 주인이 뭘 보여줄 지 고민하지 않으면, 고객은 다시는 그 곳을 찾지 않게 됩니다.- 김상헌 NHN 대표
김 대표는 "손님이 다시 오게끔 하는 건 오로지 백화점 주인의 노력"이라며 "또 다시 선정적인 제목으로 낚시질을 하는 것은 실패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뉴스캐스트>가 폐지되고 <뉴스스탠드>가 전격 시행되면서, 과거에 지적 받았던 [선정성 논란]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독자 유입량]이 절대적으로 줄어든 언론사로선, [살기 위해] 최대한 자극적인 제목과 사진을 프론트 페이지에 내거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뉴스캐스트의 폐지를 불러온 선정성 논란이, 새롭게 런칭한 <뉴스스탠드>에게도 옮아가고 있는 것.
[저조한 트래픽]에 [선정성 논란]까지 가미된다면, 뉴스스탠드의 [앞날]은 불보듯 뻔하다.
동귀어진(同歸於盡).
파멸의 길로 함께 들어간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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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의 말대로 네이버는 이번 <뉴스스탠드> 오픈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네이버 광고 수익의 90%가 첫 페이지에서 나오는 만큼, 초기화면의 정중앙을 차지하는 뉴스스탠드의 [존폐]는 곧 네이버의 [수익성]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뉴스캐스트 시행 이후 네이버가 자체 편집하는 네이버 뉴스의 유입량이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를 통해 트래픽을 유발하거나 뉴스 콘텐츠를 강화할 계획은 전혀 없습니다.
네이버 뉴스 페이지뷰가 늘어난다해도 광고 수익과는 큰 연관이 없습니다.
만일 (초기화면의 유입량을 좌우하는) <뉴스스탠드>가 실패하면 큰 손실을 입게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뉴스스탠드>의 정상화가 [네이버의 살길]이라고 봤을때 잃어버린 트래픽을 회복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이를 위해 네이버는 [콘텐츠의 다양화]를 꺼내들었다.
기존 텍스트 기사 위주의 콘텐츠에서 벗어나 동영상·그림 등 시각적인 호기심을 끌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뉴스스탠드>에 올리기로 한 것.
그러나 네이버는 "플랫폼만 제공해 줄 뿐, 손님을 끌어모으고 고정 유치하는 것은 오로지 [백화점 주인], 언론사의 몫"으로 돌렸다.
[독자 유입량]을 절대적으로 거대 포털에 의존하고 있는 기형적 구조에서,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게 우선"이라는 [원론]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의 말을 빌어 "독자들이 뉴스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신규 독자 창출에 신문사가 더욱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자들이 뉴스를 안 읽는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들이 뉴스를 덜 볼 것이라는 믿음은 잘못된 것입니다.
전통적인 관점으로 봐서는 안됩니다.
개인정보를 잘만 활용한다면 독자가 원하는 맞춤형 광고나 정보를 줄 수도 있습니다.
언론도 우리와 같은 위치에 있습니다.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과거의 틀에서만 보지 말고 혁신과 개혁에 눈을 돌여야 합니다.김 대표는 올해부터 유료화 툴을 진행하고 있는 미국 언론들의 경우를 예로 들며, 메이저 언론들도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음을 거론했다.
미국 지도를 전면에 내세웠던 뉴욕타임즈의 대선 홈페이지를 기억하십니까?
지면에서는 보여줄 수 없었던 다양한 시도를 온라인판을 통해 보여주고 있죠.
이런 것들을 잘만 이용하면 지면보다 훨씬 더 많은 독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습니다.
김 대표는 "원론적인 얘기지만 <뉴스스탠드>의 클릭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수반돼야 한다"며 "특히 플랫폼보다 뷰어 안에서 어떻게 독자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을지를 먼저 고민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기존처럼 텍스트로만 갈 것인지 아니면 다른 콘텐츠를 보여줄 것인지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 중입니다.
네이버가 성장하는데 언론사에 많은 빚을 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언론사 기사가 저희와 함께 유통되는게 저희에게 좋다고 생각압니다.
지식에 관한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단순한 이익 추구보다 사회에 더 많은 기여를 하려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취재 = 조광형 기자 / 사진 = 정상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