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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 지아비로 섬기기로 했습니다!"



  • MBC 일일 드라마 <구암 허준>  4월 9일 16회에서는 드디어 다희(박은빈)가 손씨(고두심)를 만난다.

    유의원(백윤식) 집에서 허드렛 일을 하고 있는 손씨를 유의원 집 병사에 있는 다희를 돌보고 있는 양태(여호민)가 만난다.

    “자네가 여긴 어쩐 일인가?”
    “다희 아씨와 형님을 찾으러 왔습니다.”
    “준이(김주혁)를 만나서는 안 되네.”


    허준이와 만나는 것을 원치 않지만 마음에 걸려서 한 밤중에 몰래 다희가 있는 병사를 찾아가는 손씨.

    “산음 땅을 산지사방으로 다니며 수소문했지만 못 찾았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허준의 흔적을 찾을 수 없어 절망하고 있던 다희는 손씨를 만나니 감격한다.

    “이제 겨우 자리를 잡고 삽니다. 준이는 여기 없습니다. 모진 소리인 줄 알지만 아씨를 만나서는 안 됩니다.”

    “용천을 떠난 후로 평생 그 분을 지아비로 섬기기로 작정했습니다.”


     보잘 것 없는 서자인 허준이지만 가장 어려울 때 보여줬던 그의 진실한 마음 하나를 보고 지아비로 섬기기로 했다.
    양반으로서 살 수 있게 됐건만 모든 것 버리고 머나 먼 길을 오직 한 사람 허준의 마음을 바라보고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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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사람을 향한 그 마음이 우물물처럼 깊고 청아하다. 억울한 일을 겪고 나면 대부분 마음이 망가지고 이기적이 된다.  모진 일을 고요하게 받아 들인 다희는 매서운 겨울을 지낸 매화처럼 향기롭다.

     “뼈에 사무치게 고마우나 신분귀천이 어찌 마음대로 되겠습니까?
    제발 우리 준이를 놓아 주세요.”

    “수천 리 길을 마다 않고 왔습니다. 한 번 만이라도 뵙게 해 주세요.”


     간절히 말하지만 양반과 엮였다가 혹시나 허준이 잘못될까 걱정하는 손씨는 딱 잘라 냉정하게 말한다.

    “준이는 벌써 아씨를 잊었습니다.”

    “내가 그 분에게 멍에가 될 것은 미처 생각 못 했습니다.”


    담담히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떠나기로 결심한다.
    어두운 병사에서 소리 없이 눈물 흘리는 여인!

    험악한 일을 겪고 병으로 죽을 위기를 겪은 슬픔이 온 몸에서 배어 나오지만,
    기품을 잃지 않은 여인의 모습을 박은빈은 인상 깊게 연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