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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의 수장 공백 사태를 마무리한 검찰이 수뇌부의 대규모 물갈이를 앞두고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검찰 고위직의 자진 사퇴 릴레이는 새 검찰총장의 선배와 그 동기 등이 용퇴를 하던 지금까지의 관행과는 양상이 다르다.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54)와 같은 기수인 14기 출신은 물론이고, 한 기수 아래인 15기 인사들이 잇따라 줄 사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사퇴의사를 밝힌 검찰 고위 간부는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51·연수원 15기), 김홍일(57·15기) 부산고검장, 이창세(51·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15기), 한명관 서울동부지검장 직무대리(54·15기) 등이다.
앞서 채동욱(54) 검찰총장 후보자와 같은 기수인 노환균 법무연수원장(56)이 지난달 28일 일찌감치 검찰을 떠났고, 총장 권한 대행을 맡고 있는 김진태 대검 차장(61)은 3일 퇴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15기 검찰 고위직들이 잇따라 사의를 밝히면서, 앞으로 있을 고검장 인사에서 17기 일부 선두주자들의 전진배치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나아가 검사장 승진 대상이 19기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2일 현재까지 남아있는 15기 출신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는 길태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전 법무부 차관), 소병철 대구고검장, 주철현 대검 강력부장 등 세 명이다.
그러나 이들도 거취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5기 출신들의 자진 사퇴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검사장 자리 축소] 등의 의지를 밝힌 새 정부의 정책방침을 고려한 선택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15기 고위 간부들의 자진 사퇴로, 14~15기가 맡고 있었던 고검장 9자리 가운데 7자리 이상이 비어 대규모 승진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검찰에서는 16기는 물론 17기 중에서도 고검장 승진자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일각에서는 고검장 9자리 가운데 15기가 2자리, 16기가 4자리, 17기가 3자리를 차지할 것이란 구체적인 비율까지 나오고 있다.
이 경우, 16기 중에서 고검장으로 승진하지 못한 인사들이 다시 한 번 용퇴를 선택하면, 19기에서도 지검장 승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기수별 승진예정자를 점치는 하마평도 쏟아지고 있다.
16기 중에서는 김수남 수원지검장, 박청수 서울남부지검장, 국민수 검찰국장, 임정혁 대검 공안부장, 이득홍 부산지검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정통 공안통이었던 황교안 법무장관의 발탁을 계기로, 한 동안 사라지다시피 했던 검찰 내 공안통의 부활이란 측면에서 박 서울남부지검장과 임 공안부장이 유력하다는 견해도 있다.
17기 중에서는 김경수 대검 중수부장, 김희관 의정부지검장, 강경필 울산지검장, 송찬엽 서울고검 차장, 조성욱 대전지검장, 신경식 청주지검장, 최재경 전주지검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