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화확무기 사용하면 "금지선 넘는 것" 경고대통령으로 첫 이스라엘 방문…연대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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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과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또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하면 이는 '금지선(red line)'을 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흘 일정으로 중동 순방길에 나선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핵무기를 '이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무기'라고 규정한 뒤 "우리는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선호하며, 아직 그럴 시간이 있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만일 외교가 실패하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절대 용인할 수 없다는 미국 정부의 확고한 입장을 강조하면서도 '외교적 해법'을 우선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핵무장을 막으려는 미국의 노력은 평가하지만, 외교와 경제제재 등의 수단은 군사적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위협을 수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방어하는 것은 미국의 신성한 의무"라면서 "아이언돔(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체제)에 대한 재정지원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대해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는지 조사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지역 및 국제사회와 협력해 시리아가 금지선을 넘었는지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리아는 화학무기 공격 능력도 있고 방어를 위해서는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왔다"면서 "지금으로서는 무엇을 할 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시리아가 대량살상행위를 저지를 수 있는 무기를 꺼낸다면 국제사회가 대응할 것이며, 시리아 정부에 책임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이 대통령으로서는 첫 이스라엘 방문이다.
5년 전인 2007년 이스라엘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상원 외교위원과 대통령 후보 시절이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와 시몬 페레스 대통령은 이날 텔아비브 공항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직접 영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한 직후 행한 연설에서 "우리의 동맹은 영원하며 이스라엘과 함께 조화를 이루는 것은 국가 안보의 근본적인 관심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약속하며 "성지에 평화가 찾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레스 대통령도 오바마 대통령을 "훌륭한 세계 지도자"라고 치켜세웠고, 네타냐후 총리도 "유대인 국민의 권리와 유대 국가를 지지해 준 것에 고맙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재선 이후 첫 외국 순방국으로 이스라엘을 선택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 '이스라엘 달래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이번 방문을 집권 1기 내내 껄끄러웠던 오바마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사이의 '유대'를 강화하는데 노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이언 돔' 시스템을 시찰한 데 이어 시오니즘 이론가인 시어도르 헤르츨의 묘와 '사해의 서' 박물관 등도 방문했다.
이스라엘 건국과 관련된 의미 있는 장소를 직접 둘러봄으로써 이스라엘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는 행보로 풀이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네타냐후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1967년 6일 전쟁 이전의 국경선으로 이스라엘이 철수하도록 공개적으로 요구했으며, 2009년 이집트에서 행한 연설에서는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건설을 비판해 이스라엘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1일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행정중심지인 서안지구를 방문해 마무드 압바스 수반과 살람 파야드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이어 베들레헴을 거쳐 23일 요르단으로 건너가 압둘라 국왕과 회동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압바스 수반에게 평화정착에 관한 새로운 안을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팔레스타인이 추진하는 정식 국가 자격 획득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뜻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