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훈 "편취할 의도 없었고, 합의 위해 노력 중이다"재판부 "일부 피해자, 여전히 피해회복 이뤄지지 않아"
  • ▲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재판을 거치면서 겪었던 심경을 고백하고 있는 강성훈.  ⓒ 조광형 기자
    ▲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재판을 거치면서 겪었던 심경을 고백하고 있는 강성훈. ⓒ 조광형 기자

    1심에서 사기 혐의로 법정구속된 가수 강성훈이 항소를 제기했다.

    강성훈의 한 측근은 16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전날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며 "돈을 변제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무엇보다 피해자와의 합의점을 찾아나가는 와중에 이같은 결과가 나와 안타깝다"는 입장을 전했다.

    실제로 강성훈은 총 3명의 피해자 중 2명과 합의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변제가 완전히 이뤄진 것은 아니나, 본인 스스로 '채무 변제'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만큼, 주위에선 나머지 피해자와의 합의 문제도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재판부, 수차례 기회 제공..'이례적' = 지난 2009년부터 3명의 피해자로부터 9억원의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성훈은 재판 과정에서 '돈을 꼭 갚겠다'는 의사를 여러차례 피력하고, 피해자와 적극적으로 합의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인 끝에 지난해 9월 보석으로 석방됐었다.

    강성훈은 구치소에서 풀려난 뒤 "금전적인 거래가 있었고 변제를 못한 사실은 맞지만, 자신 역시 피해를 당한 부분이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제가 여러 사채업자들과 얽히고 수억대의 빚을 지게 된 것은 자선 콘서트 사업을 진행하다 갑작스레 자금줄이 막혔기 때문입니다.
    결코 제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고자 빌린 게 아니었습니다.

    강성훈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무리한 사업을 진행하다 입은 손실액은 무려 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훈의 '절절한 호소'가 통한 탓일까?

    심리를 맡은 재판부는 강성훈에게 '변제'와 '합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수차례 베풀었다. 

    수감 5개월 만에 강성훈을 보석 석방했던 재판부는 지난달 23일 열린 선고공판에서도 "피고인이 금전적인 부분에 대한 해결점을 찾고 있다고 밝힌 만큼, 최종 선고기일을 3주 뒤로 연기한다"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로부터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부여 받은 강성훈은 피해자 박모씨와 오모씨에게 부분적인 변제를 하는 한편, 이들과의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또 다른 피해자 황모씨와는 타결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피해자들과의 '전면 합의'에 실패한 강성훈은 완전한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금 법정에 들어섰다.

    끝까지 피고인에게 아량을 베풀었던 재판부(서울북부지법 형사 7단독)는 13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강성훈이 두 명에 대한 피해보상을 위해 노력한 점은 인정되나 다른 피해자에 대한 피해 회복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된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다.

    피고인이 자신은 편취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은 유죄로 간주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모씨와 오모씨에 대해선 일부 피해 회복이 이뤄졌으나, 황모씨에 대해서는 합의와 변제가 모두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변제를 위해 공연을 추진해 온 점 등은 정상 참작했습니다.

    재판부는 강성훈이 돈을 빌릴 당시 변제능력이 없었다고 보고 '사기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으나, 그동안 변제와 합의를 위해 노력해 온 점을 감안해 검찰 구형량보다 적은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날 강성훈에게 집행유예가 아닌 실형이 언도됨에 따라 강성훈은 다시 성동구치소에 재수감 됐다.

    강성훈의 항소심은 내달부터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