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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이 순연되고 있다.
당초 박 당선인은 지난 13일 청와대 비서실장을 포함한 수석들을 임명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보기 좋게 빗나갔다. 국방·외교 등 6개 부처의 장관이 발표됐을 뿐이다. 청와대 인선은 없었다.박 당선인 측근들조차 “우리도 몰랐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특히 비서실장을 발표가 늦어지는 것을 두고는 해석이 분분하다.
막바지에 접어든 청와대 업무 인수인계 일정상 비서실장 인선은 더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날 인선 내용을 발표한 진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은 청와대 비서실장 발표 시점에 대해 “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비서실장과 수석들은 인사청문회도 안한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무총리와 청와대 비서실장부터 정하지 않느냐”고 의아하다는 분위기다.
한 친박 인사는 “청와대 인선이 늦어지는 것은 비서실장을 맡을 만한 이들이 고사했거나 검증이 안됐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니겠느냐, 전자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비서실장은 국회의원직을 버려야 하기 때문에 박 당선인 역시 중진급 친박들 의원들에게 제안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초기에 거명된 인사들의 경우, 정중하게 고사했다는 말이 있다.
정갑영 연세대 총장이 막판에 고사했다는 설도 제기됐다. 이에 정 총장 측은 “제안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또 다른 친박 관계자는 “당선인이 인선 초기에 최외출 영남대 교수에게 제안했지만 최 교수가 고사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반면에 박 당선인이 확실한 자기 사람을 앉히기 위해 전략적으로 인선을 늦추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취임을 앞두고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 부처별 장관들의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잡히면서 사실상 청와대 인선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질 수 있어 측근 기용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당선인의 비서실장으로는 오랜 측근그룹인 최경환 의원, 이정현 당선인 비서실 정무팀장을 비롯해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 등이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