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림하는 감사원,

    누구를 위해 감사하나?

     


  • 이번에는 감사원이 된 통 걸린 것 같다.
    공무원들이 일제히 감사원을 비난하고 나섰다.

    감사원은 지난 17일 느닷없이 4대강 사업이 부실이라고 공격했다.
    “16개보 중 11개 보의 내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요지였다.
    감사원의 느닷없는 공격은 공무원 사회는 물론이고, 언론들을 들쑤셔놓았다. 

    담당부처인 국토해양부와 환경부가 전면전쟁도 불사하겠다고 크게 반발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과 유영숙 환경부 장관이 18일 직접 나서서 합동브리핑을 열 정도이다.
    2개 부처 장관이 합동으로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4대강 사업의 보(작은 규모의 댐) 건설엔 이상이 없다.
    큰 공사에서는 항상 발생하기 마련인 사소한 결함이나 부족한 부분은 있지만, 구조적인 안전을 따질만한 내용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이번엔 감사원은 제대로 쓴 맛을 봐야 한다.
    감사를 위한 감사, 자기 부처의 힘을 보여주기 위한 감사, 규정을 위한 감사, 감사를 위한 감사는 이제 그만두기 바란다.

    감사원의 엉뚱한 감사는 사사건건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일삼는 소위 민간단체와 환경운동가들에게 빌미를 줘서 국론을 분열시키고, 사람들 마음에 불신과 미움의 씨앗을 뿌리고 말았다.

    공무원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부서 중 하나가 감사원이다.
    어떤 일을 추진할 때 과감하게 나가고 싶어도 이들의 발목을 잡는 게 감사원이다.
    공무원들이 대는 핑계 중 대표적인 것이 “감사에 걸린다”는 말이다.

    사정을 들어주고 싶어도, 충분히 일을 위해서는 규정을 융통성있게 적용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자신이 다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규정에 억지로 꿰 맞춰야 한다는 식이다.

    돌이켜보면 정부에서 추진한 대규모 사업 중 크게 어긋난 것은 없다.
    멀게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 온갖 반대여론이 들끓었지만, 얼마나 큰 덕을 보고 있는지는 말할 필요가 없다.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때도 그랬다.
    KTX를 도입할 때도, 청계천 고가도로를 부수고 하천을 복원할 때도 그랬다. 


  • 예전에 일산에 신도시를 건설할 때 콘크리트에 백태현상이 벌어진 적이 있다.
    콘트리트를 타설하고 난 뒤 아직 공사중인 건물의 외벽이 하얗게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일부에서는 부실공사라고 난리를 치면서 당장 아파트들이 무너질 것 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의 대규모 건설사업을 둘러싸고 발생한 논란이라는 것도 좀 더 환경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선회하자든지, 비용을 절감하는 쪽으로 가자는 정도이거나 아니면 진짜 사소한 지엽적인 내용이었을뿐  실패냐 성공이냐를 논할 정도는 아니었다.

    민간단체에서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공격하는 것은 예외로 하자.
    공무원들의 목에 칼을 들이댈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감사원 마저 이런 식으로 장난질을 친다면, 안될 일이다.

    감사원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왜 감사를 하는 것인가?
    감사원이 잘 못 감사한다면 감사원은 누가 감사할까?
    감사원은 국민과 국가가 어떻게 하면 잘 될 것인가를 고민하며 감사하는 대신, 자기들의 조직논리를 위해 감사하는 것 같다. 

    감사원 담당자들을 엄격하게 책임을 물어, 감사남용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