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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데 빨리 들어와요.
환영해요.”
이명박 대통령이 모처럼 환한 표정으로 손님을 맞았다.
재촉하는 손짓에 반가움을 담는다.세계적 경제 위기와 대내적 문제도 유난히 많았던 한 해. 게다가 임기 마지막 해였던 이 대통령이 28일 박근혜 당선인과의 만남에서 보여준 표정은 근래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안녕하세요.”
다소 추워 보이는 베이지색 정상을 입은 박 당선인이 들어오며 역시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
- ▲ 28일 오후 3시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당선인을 청와대에서 반갑게 맞고 있다. ⓒ 뉴데일리
5년 전 여의도에서 치열한 경선을 벌였고, 이후 조력자 혹은 견제자로 지내온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드디어 청와대에서 만났다.
대통령과 당선인으로.
특히 이날 만남은 25년 만에 탈당하지 않은 현직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 간 첫 회동이다.
매번 대통령이 임기 말이 되면 집권 여당과 사이가 틀어지는 악습이 사라진 첫 대선이었던 셈이다.이날 박 당선인의 방문에 이 대통령은 각별히 신경을 썼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 당선인이 경호차량인 검은색 벤츠S-600을 타고 도착하고 내린 곳은 이 대통령이 출·퇴근하는 곳이었다.외국 정상의 국빈급 방문을 제외하면 국무총리도 차를 댈 수 없는 곳.
박 당선인이 차에서 내리자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김대기 정책실장, 최금락 홍보수석 세 명이 영접했다.
청와대 측에서 박 당선인을 대통령과 동격으로 예우하고 의전에 각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
인사를 마친 두 사람은 서로의 건강을 묻고 안부를 나눈 뒤 곧바로 민생 경제 이야기를 시작했다.
“선거 때 여기저기 다녀보면 경기가 침체돼있고, 서민의 어려움이 많은 것을 봤습니다.
강추위 속에 전력수급 등 대통령께서 세심하게 신경 써 주시기 바랍니다.”
- 박 당선인“내가 안전, 재해 등등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이 대통령“어제 인수위원장을 발표했고 인수위 위원도 조만간 마무리 지으려고 합니다.
가능하면 차분하고 조용하게, 그것이 국민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 당선인
실제로 이날 비공개로 이뤄진 두 사람의 회동에서도 ‘민생 경제 살리기’가 주요 주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박 당선인은 이날 오후 3시10부터 40분가량 진행된 회동에서 “가장 시급한 민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생예산 통과가 필요하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민생예산이 통과돼야 국민들께 한 약속을 지킬 수 있다”며 이 대통령과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고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민생예산 통과를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고 조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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