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팀 옮기자마다 '골육암' 진단 받아폐까지 번진 암세포 막기 위해 다리까지 절단
  • '차세대 거포'로 주목 받던 야구 유망주가 세상을 등졌다.

    두산과 KIA에서 활약했던 내야수 이두환(24)이 뼈암의 일종인 대퇴골두육종으로 1년간 투병하다 사망한 것.

    KIA 타이거즈는 "원자력병원에 입원 중이던 이두환 선수가 21일 오후 5시 30분께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안타까운 점은 이두환이 사망한 날이 바로 '이두환 돕기 자선경기'가 열리기로 예정된 날이었다는 것.

    당초 서울 목동구장에서 이두환의 투병을 돕기 위한 자선경기가 열릴 계획이었지만 눈 때문에 열리지 못했다. 대신 동료 선수들이 내놓은 애장품을 경매하는 '자선행사'만 진행됐다.

    이날 자선행사에는 고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임태훈·김현수·양의지 선수를 비롯, 개그맨 정준하 등도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시절 쿠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맹활약을 펼쳐 야구계의 주목을 받은 이두환은 2007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2010년 2군 퓨처스 리그에서 타율 3할6푼2리, 21홈런을 기록하며 눈도장을 찍은 이두환은 같은 해 8월 1군으로 올라와 13경기에 출전, 3할2푼, 8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듬해 발병한 봉와직염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3월 연습경기 도중 자신이 친 타구에 왼쪽 정강이를 맞은 이두환은 봉와직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오랫동안 재활에 전념하다 1군 복귀에 실패한 이두환은 결국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거쳐 KIA로 둥지를 옮겼다.

    이후 극심한 다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이두환은 뜻밖에 자신이 뼈암(대퇴골두육종)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됐다. '뼈암'은 뼈 안에 암이 자라는 희귀병으로 사망률이 높은 무서운 질환이다.

    강한 재활 의지를 보였던 이두환은 8차례 수술을 받으면서 다시 일어나기 위해 몸부림 쳤다. 심지어 폐까지 번진 암세포를 막기 위해 왼쪽 다리까지 절단하는 아픔도 겪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노원구 공릉동 소재 원자력병원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3일 낮 12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