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호남 껴안기'에 고심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호남 껴안기'에 고심하고 있다. 공식선거운동 첫 주에 체감한 호남 민심은 겨우 상온을 유지할 정도였다. '반가움' 보다는 '적대감'이 컸단 얘기다.
박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충청권에서 1박2일 유세를 벌이며 인접한 전북의 임실·전주·군산을 잇따라 찾았다. 전북 임실에서는 박 후보의 유세 중에 지나가던 일부 차량들이 클랙슨을 연달아 울리며 연설을 방해해 잠시 박 후보가 마이크를 내려놓는 사태가 빚어졌다. 28일에는 호남의 중심지인 광주에서 박 후보의 이름과 얼굴이 찢긴 현수막이 잇따라 발견됐다.
특히 광주 서구에서 발견된 훼손된 현수막 뒤편에는 붉은색 스프레이로 '독재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바그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같은 날 광주 동구 지산동과 서석동에 내걸린 박 후보의 현수막 또한 날카로운 흉기로 후보의 얼굴을 훼손된 채 발견됐다. 얼굴 훼손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면도칼 테러'를 떠올리게 한다. 새누리당은 최근 첫번째 TV광고로 당시 모습을 담아 내보냈다.
변추석 선대위 홍보본부장은 <뉴데일리>기자와 만나 "(현수막 훼손과 캠페인 방영의 관련성이) 없지 않다고 본다. 영향은 일부 받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광고는) 프롤로그 성격의 원칙이고 선언이다. 한 편이 끝이 아니고 다음 캠페인과 다 연계가 될 것"이라고 했다.
호남지역은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열세지역'이다. 지금껏 이 지역에서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단 한차례도 배출되지 못했고, 17대 대선에서 500만표 차이로 압승한 이명박 대통령도 호남에서는 9%의 지지율을 얻는데 그쳤다. 민주통합당이 부산 지역에 3선 의원을 두고, 비호남을 넘어 부산 출신 대선 후보를 배출하는 등 지역색이 점점 옅어지는 추세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새누리당은 호남 공략에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박 후보는 지난 전북 유세에서 문재인 후보의 대한 공세 수위는 비교적 낮춘 채 '대탕평 인사'로 국민대통합을 이루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여성대통령, 반값등록금 등을 앞세웠지 참여정부의 실정에 대한 비판은 자제했다.
격전지인 충청권·수도권 방문에서 문 후보를 향해 '실패한 정권의 핵심실세'라고 했으며 참여정부는 '최악의 양극화 정권'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지역별로 선거전략이 다르지만 호남은 특별하다. 두자릿수 지지율을 얻기 위해서는 섬세한 전략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자극보다는 정책으로 '박근혜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젊은층과 여성 유권자를 중심으로 '여성대통령'론이 호응을 얻고 있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이번 대선전략으로 '박정희 VS. 노무현' 프레임을 강화하고 있어 호남 유권자들 표심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관심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6대 대선 당시 광주에서 광주 95%, 전남 93%, 전북 91%의 지지로 사실상 '몰표'를 얻었다.
흥미로운 점은 박 후보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5~7대 대선에서 호남지역에서 40%를 웃도는 지지율을 기록했던 것. 일각에서 "박 후보가 호남에서 아버지 때 지지율 반만 얻어도 승리한다"는 언급이 여기서 비롯된 셈이다.
박 후보의 '호남공략'은 다음 주에 전개될 전망이다. 당장 30일에는 부산·경남에서 1박2일로 유세를 벌인 뒤 휴일인 2일에는 강원도를 찾을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