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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27일부터 시작되는 공식선거운동 첫 유세지로 부산이 아닌 세종시를 찾았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세종시로 내려가 '원칙과 신뢰'를 자신의 강점으로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 野, 4.11 총선 38.4% > 盧 전 대통령 29%
첫 유세지는 후보의 핵심 선거 전략을 반영하는데다가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만큼 상징성이 크다. 때문에 한때 새누리당의 ‘텃밭’이었으나 지난 4.11 총선을 계기로 야도화(野道化)되고 있는 PK(부산‧경남)에서 선거운동의 첫 테이프를 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부산 출신인데다 지난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얻은 정당득표율이 38.4%에 달했기 때문이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지역 득표율이 29%였던 점까지 떠올리면 새누리당에서 텃밭을 사수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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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안 후보 사퇴 이후인 24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산 지역에서만 50%의 지지율을 얻으며 문 후보에 우위를 보였으나 안심할 수는 없는 처지다.
박 후보는 미디어리서치조사에서 50.4%로 문 후보(32.4%)를 18%P차로 앞섰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도 53.1%를, 문후보는 34.3%로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민주통합당은 PK에서 문 후보가 35~40%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안철수 전 후보와 단일화 과정에서 앙금을 털고 보다 적극적인 지지를 얻을 경우엔 +α가 더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 문 후보의 PK지역 지지율을 35%선으로 묶지 않으면 전체 선거에서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도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 ‘정치인’ 박근혜는 세종시에 있다
그러나 박 후보의 첫 행보는 ‘세종시’였다. 전략적 요충지 성격을 띠는 PK보다 ‘정치인’ 박근혜를 보일 수 있는 지역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불과 2주 전 세종시를 찾았을 때 박 후보는 대통령 후보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어렵게 지켜낸 세종시는 저의 신념이자 소신이다.
세종시의 완성, 제가 확실하게 책임지겠다.”
- 11월 13일 박근혜 후보박 후보는 세종시에서 원칙과 신뢰의 메시지를 부각시킬 전망이다. 지난 2010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맞서며 원안을 관철시킨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세종시는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 박 후보가 지역 방문 때마다 국토균형발전을 강조해왔는데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사례가 아니냐”고 했다.
여기에는 민주통합당의 수장을 겨냥한 기선제압 메시지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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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에서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는 44.8%를 얻어 금배지를 달았다. 그는 세종시 승리를 계기로 단숨에 당 대표에 오른 뒤 단일화 논란을 겪은 최근까지 대표직을 유지했다. 2등인 자유선진당 심대평 후보(35.9%)와 8.9%P차이로 예상보다 큰 격차를 보였으나 새누리당 신진 후보가 13.9%를 얻은 점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다.
현재 합당에 성공한 선진당과 새누리당이 후보단일화를 이뤘을 경우 지역구 주인이 바뀔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치인’ 박근혜가 세종시에 있다는 시각이 대폭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 후보가 정치는 대구에서 시작했지만 ‘정치인’ 박근혜는 대전과 세종시에서 국민들께 각인된 면이 크다. 또 이 곳은 민주통합당의 지역구가 아니냐. 상대가 민주통합당의 전 대표인 만큼 지지세가 만만치 않다. 세종에서의 승리는 큰 의미가 있다.”
이외에도 박 후보가 충청권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것은 국민대통합을 목표로 흡수 형태의 합당에 응해준 선진당과 충청민심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게 하려는 배려라는 분석도 있다.
박 후보는 이날 KTX 편으로 이동해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 참배를 시작으로 세종시, 충청남도 공주·논산·부여·보령 등 중원을 훑은 뒤 전북으로 이동해 1박을 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4.11 총선유세처럼 초 단위로 시간을 쪼개 여러 지역을 다니며 유권자와의 스킨십을 최대치로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오후에는 전북으로 이동해 저녁까지 전북대에서 유세를 펼친 뒤 1박을 한 뒤 이튿날 전북에서 지지 호소를 이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