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양보'는 웃으며…대선 '사퇴'는 울며
  • 또 양보를 했다. 14개월여 만이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선을 50여일 앞두고 박원순 변호사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안 후보는 당시 박 변호사와 만나 단일화를 논의한 뒤 "박 변호사는 우리 사회를 위해 헌신하며 시민 사회를 위해 노력하신 분이라 생각한다. 서울시장직을 누구보다 잘 수행하실 분"이라고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했다.

    이번엔 대선을 20여일 앞두고 대통령 후보를 사퇴했다. "단일후보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라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감으로 문 후보가 더 적합하다는 내용은 없었다. 대신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를 꼭 이루겠다는 약속을 위해 사퇴한다"고 했다.

    안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돼 새로운 정치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인이 국민 앞에 드린 약속을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 당시에는 "저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점을 안다. 너무나 감사하고 부끄럽다. 제게 보여주신 기대 역시 우리 사회 리더십에 대한 변화 열망이 표현된 것"이라고 했었다.

    반면에 이번 대선 후보 사퇴 때는 "국민 여러분께서 저를 불러주신 고마움과 뜻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제게 주어진 시대와 역사의 소명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했다.

    마치 '차기'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 때 '환한 웃음'으로 양보했던 것과 달리, 23일 밤 사퇴 기자회견에는 여러차례 눈시울을 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