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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일 오전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계획에 북한이 타격을 경고한 가운데 임진각에는 관광객의 진입이 차단돼 썰렁한 모습이다. 2012.10.22 ⓒ 연합뉴스
북한이 인민군 서부전선사령부를 통해 전단 살포지역을 타격하겠다고 위협하자 우리 정부가 이에 굴복했다.
"임진각과 그 주변에서 사소한 삐라살포 움직임이 포착되는 즉시 서부전선의 경고 없는 무자비한 군사적 타격이 실행될 것이다."
"삐라살포는 가장 노골적인 심리전이며 그것은 곧 정전협정에 대한 파기행위이고 우리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전쟁도발이다."
- 10월 19일, 북한 인민군 서부전선사령부 '공개통고장'북한민주화추진연합회(북민연)은 22일 오전 11시30분께 북한 3대 세습 반대 등의 내용이 담긴 전단을 대형 풍선에 담아 북쪽으로 날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대북전단 살포를 불허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하고 이날 오전 8시40분 임진각으로 들어가는 진입로 2곳을 전면 통제했다.
경찰은 군(軍)과 협조해 자유로 당동IC, 통일로와 37번 국도가 만나는 여우고개 사거리 등 2곳에 병력을 배치해 전단 살포단체 회원은 물론 관광객과 취재진의 진입도 차단했다.
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최고 수준의 대비태세를 유지했다. 군과 경찰은 상황이 종료되면 임진각 진입 통제를 풀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탈북자들의 '삐라 살포'가 '가장 노골적인 심리전이며, 정전협정에 대한 파기행위이고 전쟁도발'이라고 생각하는지 그 입장을 명확히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 '연평해전-천안함-연평도' 등 정전협정을 파기하고, 전쟁도발을 해온 북한의 협박에 우리 언론사들도 북한을 비판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도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공개통첩장’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 남한 언론사를 협박했다. 북한 최고 존엄 모독과 소년단 행사 비난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으면 보복을 가하겠다는 것이었다.
"조선일보ㆍ중앙일보ㆍ동아일보의 좌표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KBSㆍCBSㆍMBCㆍSBS 방송국 좌표도 확정해놓은 상태다."
"우리의 최고 존엄을 헐뜯고 어린이들을 모독하는 이명박 역적패당의 새로운 악행소식이 전해지자 우리 군대의 육해공군 장병은 총대로 단호히 결산할 것을 청원해오고 있다."
총참모부는 "만약 우리 군대의 분노의 폭발에 무모하게 도전한다면 이미 포고한대로 우리 식의 무자비한 성전으로 대답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렇다고 당시 정부는 해당 언론사들에 '북한을 비판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전한 적이 없다. 그랬던 정부가 이번 탈북자들의 '삐라' 행위에 대해 대북전단 살포를 불허한다고 한 것은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