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심검문을 '위법행위'라고 주장하며 경찰을 폭행한 남성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주목을 끌고 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16일 불심검문에 항의하며 경찰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로 기소된 박 모(39) 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뒤집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인천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의 판시 내용이다.
"경찰이 날치기 사건 범인과 비슷한 인상착의의 피고인을 발견하고 앞을 가로막은 것은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상당한 방법으로 행해진 것으로 봐야 한다. 적법한 정지 행위에 해당한다.
경찰이 박씨의 자전거 진행을 막는 등 유형력을 행사하면서 답변을 강요한 것이 적법한 불심검문의 범위를 벗어났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박 씨는 2009년 2월 15일 이른 아침 인천 부평동에서 "자전거 날치기범과 인상착의가 비슷하니 검문에 협조해 달라"며 불심검문을 하는 이 모(29) 순경 등에게 항의하면서 경찰관 3명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유죄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으나, 2심은 "경찰의 행위는 위법한 불심검문이어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고 박씨의 폭력 행사는 정당방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범행의심자에 대한 적법한 정지행위의 기준을 명확히 한 것이다. 대법원의 기존 입장을 변경하거나 불심검문을 넓게 허용하는 취지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대법원의 설명은 지난 15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 괴물의 귀환'편에서도 지적한 것처럼 최근 각종 흉악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이 실은 법원이 공안기관에게는 엄격하고 범죄자들에게는 지나치게 관대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견과 일맥상통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