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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규 선수.
작은 고추가 맵다
개그맨 허경환(31)은 작은 키를 개그로 승화시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스포츠 선수에게는 작은 키가 신체적 약점이다. 야구선수에게는 특히 더 그렇다.
그런데 '작은 고추가 맵다'고 했다. 기아 타이거즈의 이용규(27)는 시즌 도루 36개로 이 부문 단독 1위에 올랐다.
이용규는 키가 175cm다. 2007년부터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한 LG 트윈스의 이대형(29)은 키가 186cm다. 지난해 도루왕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의 오재원(27)의 키는 185cm다.
키가 작으면 보폭도 짧아 도루에 불리하다. 180cm 이상의 선수가 도루를 할 경우 1루와 2루 사이를 11발에 뛰어 도착한다. 하지만 이용규는 평균 12발에 도착한다. 한마디로 '짧은 다리의 역습'이다.
도루 부문에서 26개로 2위 그룹을 형성한 LG 박용택(33·1m85㎝)과 롯데 자이언츠의 김주찬(31·1m83㎝)보다 이용규는 10cm 정도 작다. 하지만 도루에서는 10개나 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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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선빈 선수.
짧은 다리의 역습...우리도 있다
넥센 히어로즈의 서건창(23·1m76㎝)도 26개의 도루를 성공해 이 부문 공동 2위 그룹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어 프로야구 '최단신' KIA 김선빈(23·1m65㎝)은 24개로 6위, 두산 정수빈(22·1m75㎝)도 23개로 7위에 올랐다.
작은 키에도 도루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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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수빈 선수.
짧은 다리의 역습...가능한 이유는?
173cm의 키로 역대 도루 타이틀을 3차례(88·91·92년)나 차지한 이순철(51·당시 해태) KIA 수석코치는 도루는 키로 하는 게 아니라고 딱 잘라 말했다.
“도루는 키 순서가 아니다. 도루는 센스, 스피드, 넓은 보폭, 과감성 등 복합적인 요소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경기 흐름과 상대 배터리의 움직임을 잘 파악할 줄 아는 센스가 으뜸이다. 이용규는 짧은 보폭의 약점을 타고난 감각과 센스로 극복한다.”
이용규도 평소 자신의 불리한 신체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한다고 말했다.
“평소 상대 투수 버릇을 공부하고, 타이밍을 뺏는 연구를 한다. 슬라이딩으로 최대한 빨리 베이스에 들어가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