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사율 선수.
    ▲ 김사율 선수.

    알 수 없는 '끝판왕' 경쟁

    야구에서 마무리 투수가 세이브를 거두는 것 자체도 쉽지 않지만, 세이브 상황도 쉽게 오지 않는다. 팀이 너무 잘하면 등판할 이유가 없고, 또 너무 못하면 등판할 수가 없다. 오직 박빙의 승부에서만 세이브가 가능하다.

    지난 29일 삼성의 '끝판왕' 오승환(30)은 팀의 4대0 승리를 지켜봤다. 같은 날 롯데의 '끝판왕' 김사율(32) 역시 팀의 10대1 승리를 지켜봤다.

    세이브 부문 공동 2위(각각 29개 세이브)의 두 마무리 투수는 세이브는 커녕 등판도 못했다. 세이브 부문 1위는 지난 4월 29일부터 두산의 스콧 프록터(35)가 31일 현재까지 30개 세이브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성이 4연승, 롯데가 3연승으로 상승세인 반면 두산이 최근 3연패로 주춤하다. 남은 경기 수도 삼성과 롯데가 27경기로 두산보다 한 경기 더 많다.

    이는 프록터에 비해 오승환과 김사율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프록터, 오승환, 김사율...세 명 모두 챔피언

    세 명의 마무리 투수들은 올 시즌 각자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워가고 있다.

    오승환은 지난 7월 국내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까지 LG 트윈스에서 활약했던 김용수(52) 중앙대 감독의 227개 최다 세이브였다. 오승환은 현재 241개 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프록터는 2008년 한화 이글스의 브래드 토마스(34)가 세웠던 역대 외국인 투수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31세이브)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1개 세이브만 남겨둔 상황이라 기록 경신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사율은 1994년 故 박동희가 세운 31개 세이브에 2개를 못미치고 있다. 그는 18년 묵은 롯데구단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무리없이 갈아치울 전망이다.

    또 세 투수는 각자 시련을 이겨내고 팀에서 마무리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오승환과 프록터는 모두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경력이 있다. 특히 프록터는 뉴욕 양키스에서 뛰다가 팔꿈치를 다쳐 서른 중반의 나이에 한국에서 제2의 야구 인생을 펼치고 있는 것.

    김사율은  1999년 롯데 입단 후 10년간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입단 당시 고교 최강의 투수로 평가받았지만 프로무대에서 그 모습은 좀처럼 보이질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20세이브를 올리며 마침내 마무리 보직으로 자리를 잡았고 올해도 30개 세이브의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