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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정치력이 태풍 ‘볼라벤’으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태풍이 북한을 남서쪽에서 동북쪽으로 가로질러 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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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볼라벤'의 영향으로 인천대교가 전면통제되는 등 우리나라는 비상조치를 적절히 하고 있지만 그 피해가 적지 않다. 제주에서는 차량 2천여 대가 침수됐고, 호남지역에서는 간판이 날라가고 아파트 유리가 깨지는 등의 피해가 일어나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 ‘볼라벤’이 8월 28일 오후 3시 서울 서쪽 120km 지점을 통과한 뒤 오후 9시 북한 강계 남남서쪽 120km 지점에 상륙해 동북쪽 방향으로 이동하며 북한을 관통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서쪽 해상을 지날 때 ‘볼라벤’의 중심기압은 965hpa(헥토파스칼), 최대 풍속은 40m/s인데 28일 오후 9시 북한 땅에 상륙한 뒤에도 위력이 별로 약해지지 않은 970hpa, 최대 풍속 38m/s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볼라벤’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북한 땅을 가로 지른 뒤 사할린 지역까지 진출한 뒤에야 소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볼라벤’이 북한에 상륙하면 심각한 수준의 피해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는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달라진 북한의 자연환경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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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은 북한 전역의 나무와 하천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증언한다. 실제 2007년 4월 개성시 외곽의 산은 풀 한 포기 없이 이끼들만 가득한 땅이었다. 외곽 주택가에는 상하수도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실개울에서 빨래하고 설거지를 하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이런 환경의 북한에 초속 30m/s 이상의 강풍이 몰아칠 경우 주민들의 피해는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군 또한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 장비는 새로 만든 제품들이 많지만 소재산업의 낙후로 대부분 일반 강철로 만들어져 있다. 때문에 침수되면 정비하기가 어렵다.
이 같은 환경에서 김정은이 태풍 피해를 어떻게 수습하는가에 따라 북한 주민과 북한군의 시선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