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 PK 기습이 '움찔'.."진정성없는 정치쇼"文 후보만 긍정적 반응, 당내 아니꼬운 분위기
  • 21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봉화마을’ 방문에 민주통합당이 일제히 불만스러운 눈빛을 보이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박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하는 것을 두고 겉으로는 ‘진정성이 없는 정치쇼’라고 폄하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든든한 지지기반이 된 부산·경남(PK) 지역을 불시에 공격당해 상당히 ‘떨떠름한’ 기분이다.

    안철수-문재인-김두관 등 야권의 주요 후보군이 PK지역을 기반으로 두고 있어 이번 대선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 민주통합당은 이날 오전 박 후보가 국립현충원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 참배에 이어 오후 봉하마을까지 방문한 것이 득표전략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명박정부와 정치검찰에 의해 돌아가셨다. 집권여당의 대선후보로서 진정한 사과와 반성없는 전격적인 방문은 보여주기식 대선행보에 불과하고, 유가족에 대한 결례다.”

    “국민은 득표를 위한 정치쇼가 아니라 진정성있는 통합의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
     - 정성호 대변인

    “참배 자체는 잘하는 일로 비난할 마음이 없다. (그러나)노 전 대통령의 3주기 때까지 한 번도 오지 않다가 대선후보가 된 뒤 참배한다는 것은 진정성이 떨어진다.”
     - 손학규 후보 측 김유정 대변인

    “박 후보가 봉하마을을 방문하는 것은 아무런 진정성없는 정치쇼에 불과하고 고인에 대한 모독이다. 박 후보는 표를 구하기 위한 정치쇼보다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진정성있는 사과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 김두관 후보 측 전현희 대변인

    “노 전 대통령이 이루려고 했던 세상, 노무현의 가치를 진정으로 되새기고 오길 바란다. 5·16 등 잘못된 역사인식에 대한 수정과, 민주화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한 사과도 있어야 한다.”
     - 정세균 후보 측 이원욱 대변인

    재밌는 점은 이날 오전 박 후보의 봉화마을행이 보도된 직후 민주통합당 각 후보들이 비판적인 논평을 쏟아내는 가운데 문재인 후보만 이를 대승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박근혜 후보의 노무현 대통령 묘소 참배를 의미 있는 일로 평가하고 환영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 중 추구했던, 상대를 인정하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통해, 국민통합을 이루어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문재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

    문 후보의 이 같은 반응에 당내에서는 배알이 뒤틀린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 ▲ 21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의원총회에서 당내 의원들과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양호상 기자
    ▲ 21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의원총회에서 당내 의원들과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양호상 기자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것에 대한 민주통합당의 무차별적인 어깃장이 여론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지 못하자 돌연 문 후보만 긍정적 반응을 내놨다는 게 당내 시각이다.

    실제로 문 후보 측은 손학규-정세균-김두관 후보의 논평이 모두 나온 이후 “환영한다”는 논평을 내놨다.

    한 대선캠프 관계자의 말이다.

    “경선 기간 내내 문 후보는 부족한 콘텐츠를 만회하기 위해 늘 눈치를 보며 다른 후보의 콘텐츠를 참고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도 전반적인 당론을 무시하고 제일 마지막에 홀로 쿨(Cool)한 척을 하면서 다른 후보들을 기만한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이렇게 해명했다.

    “상대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만이 능사는 아니다. 여당의 대선 후보가 전직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내놓은 논평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