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갑작스럽게 이명박 대통령이 방송매체를 통해 대국민 사과 발표를 하였다. 청와대 비서실 및 홍보라인의 최금락 홍보수석과 박정하 대변인도 대국민 사과가 이날 오후 2시 발표되기 직전에야 전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김희중 전 청와대 제 1부속실장 등의 저축은행 수뢰혐의 등과 관련 돼 가까운 시일 안에 국민들에게 사과를 할 것이란 예측은 있었지만 오늘 이루어진 것은 예상을 깬 것으로 보인다.

    대국민 사과 시점은 최소한 이상득 전 의원의 기소 직후가 될 것이란 것이 청와대 주요 참모진들과 정치인들의 관측이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전격적으로 발표 한 것은 저축은행과 관련해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미루기도 어렵고 친 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김희중 부속실장 봐주기 수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생길 수도 있어 앞당겨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사과문에서 집안이나 측근들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 억장이 무너져 내리고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고 말한 대목에서는 참담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또 “이런 일들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고개 숙여 사과를 드린다” 고 하며 “모두가 제 불찰입니다. 어떤 질책도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라고 국민들 앞에 진솔한 사과를 하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 동안 다섯 번의 사과를 하였고 이번이 여섯 번째다. 오늘 대국민 사과는 그 동안 대국민 사과와는 다르게 표현에 있어서도 ‘억장이 무너지고’,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어’, ‘어떤 질책도 달게 받아들이겠다’는 등 강한 표현을 사용했다. 청와대 측근들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이 대통령은 며칠간 밤을 설치며 사과 시점과 내용 등을 고심했고, 참모들의 도움 없이 혼자서 사과문을 작성하고 다듬었다고 한다. 원고의 최종본도 인쇄한 것이 아닌 대통령이 직접 수기로 작성한 원본 그대로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대국민 사과는 진정성이 더욱 느껴지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 본인의 비리는 아니지만 대통령의 친형과 최측근들의 비리로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은 것도 사실이다. 도덕적으로 깔끔한 정부를 추구한 이명박 정부이기에 최측근비리는 도덕성에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고 본다. 그래도 대국민 사과를 통해 다시 한 번 신뢰성을 회복하여 국정운영에 정진하겠다는 이 대통령 진정어린 행동과 마음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역대 정권을 보더라도 비리가 없던 정권은 없었으며, 타락하지 않은 권력 또한 없었다. 액수를 따지자면 우스운 얘기지만 역대 정권에서의 비리에 비하면 사실 이번 정권에서의 비리 액수는 새 발의 피라고 본다. 역대 전두환, 노태우,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보더라도 그 답은 쉽게 나온다.

    그들 역대 정권은 측근 비리와 관련되어 진정성 있게 국민들에게 제대로 사과한 정권 또한 없었다. 그만큼 이명박 정부의 도덕성은 측근의 비리로 상처를 입은 것은 사실이지만 역대 정권들과 비교해도 최고의 도덕성을 갖춘 정부라 할 수 있겠다.

    이명박 대통령의 앞으로 남은 임기는 대략 7개월이다. 여야 정치인들이 레임덕이니 뭐니 하는 말들로 갑론을박 하고 있지만, 이대통령이 오늘 사과문에서 발표했던 “그러나 개탄과 자책만 하고 있기에는 온 나라 안팎의 상황이 너무 긴박하고 현안 과제들이 너무나 엄중하고 막중하다” 면서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잠시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한 것과 ‘사이후이(死而後已 : 죽은 뒤에야 일을 그만둔다)라는 말의 뜻과 같이 정부의 중요 대소사 정책에 대해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역대 정권들이 임기 말에는 빠르게 시행해야 할 중요 정책들을 뒤로 미뤄 차기 정권에 넘김으로 국민과 기업들이 불편을 겪고 손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생겼던 걸로 기억된다. 또 어느 정권은 정작 업무는 보지 않고 잿밥에만 관심을 가져 임기가 끝난 중요 요직에 자기 사람을 심는 비도덕적이고 비양심적인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본인의 말처럼 유종의 미를 걷기를 바라며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전 정권처럼 임기가 다 된 중요 자리에 보은성 인사로 본인의 사람을 심는 그런 추접한 행동은 하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