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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여왕’ 김연아와 ‘캡틴’ 박지성이 비슷한 시기에 ‘새 출발’에 나서 주목된다.
두 사람은 2000년대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양대 빅스타라는 점 외에도 화려한 전성기를 보내고 선수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시점에 있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피겨선수로서 이미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김연아는 지난 1년간 현역 은퇴를 고민했고, 세계적인 구단 멘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총 9개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박지성은 팀 이적 여부를 놓고 내심 갈등을 빚어왔다.
이들이 내린 결정은 ‘은퇴’나 ‘안주’가 아닌, 새로운 목표를 향한 도전이었다.
제2의 전성기를 향해 새로운 바다로 떠날 준비를 끝낸 두 스포츠 스타의 근황을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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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아 선수. ⓒ양호상 기자.
“최종 목표는 IOC선수위원”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한동안 평범한 '일상'을 즐겼던 김연아가 드디어 빙판으로 돌아왔다.
최근 태릉선수촌 국제스케이트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연아는 "오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때까지 선수 생활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주변의 동료들까지 은퇴를 예상했던 상황에서 현역 복귀를 선언한 것이다.
“좀 전에 제가 기자회견을 연다고 하니 후배들이 은퇴 기자회견 여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속으론 뜨끔했지만 겉으로는 태연한 척 했다."
사실 김연아는 심각하게 은퇴를 고려하기도 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밴쿠버 올림픽에서 정점을 찍은 뒤로 선수로서 더 큰 목표를 찾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국민 여러분의 관심이 커져가고 그 관심만큼 부담도 늘었다. 하루만이라도 그런 중압감에서 벗어나고픈 생각이 있었다. 솔직히 많은 훈련과 경기 결과에 대한 압박도 있었다.”
하지만 김연아는 선수 생활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스스로 두려움을 넘어서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순간, 부담감 때문에 내가 잘 할 수 있는 선수 생활을 포기한다면 나중에 후회와 아쉬움이 밀려올 것만 같았다"고 복귀 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김연아의 선수 복귀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의 관심은 소치올림픽에서 김연아가 어떤 성적을 낼 수 있느냐에 집중됐다.
김연아는 “현재 기량은 밴쿠버올림픽 당시 수준에 비해 못 미친다”며 “제가 경기에 나서지 않은지 벌써 1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고 말했다. 그는 훈련을 2배 이상 늘리고 대외 활동도 자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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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지성 선수. ⓒ정상윤 기자.
“용의 꼬리보다 뱀의 머리가…”
박지성은 7년간 뛰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 새로운 팀으로 이적했다. 새로운 팀은 1882년 영국 런던에서 창단된 같은 리그의 퀸스 파크 레인져스(Queens Park Rangers : QPR)다.
130년의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팀이지만 그간 팀 성적은 신통치 못했다. 주로 2부리그에 포함됐었다. 박지성이 활약하던 맨유와는 팀 수준의 차이가 있는 게 사실.
하지만 지난해 1부 리그로 승격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팀이다. 그 도약의 선봉에 박지성을 앞세우겠다는 것이 QPR 구단의 야심찬 계획.
특히 지난 1월 감독으로 부임한 마크 휴즈 감독은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해 박지성을 직접 만나 설득할 정도였다. 맨유에서 13년간 활약했던 휴즈 감독의 정성에 박지성은 많이 흔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지성은 맨유가 새롭게 영입한 가가와 신지 등 경쟁자들로 인해 좁아진 입지를 감안, 팀을 옮기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경기력 면에서 베테랑인 박지성의 가세는 QPR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다. 또 박지성의 입장에서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박지성은 지난 시즌 맨유에서 최대 9만 파운드(약 1억6,000만원)의 주급을 받았다. 맨유에서 받았던 금액만큼은 아니지만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지성의 주급은 6만 파운드(약 1억원)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간 로테이션 멤버로 뛰었던 맨유에 비해, 보다 안정적으로 주전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2000년 일본 교토 퍼플상가에서 프로에 데뷔해 2002년 네덜란드 PSV 에인터호번을 거쳐 2005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한 박지성.
프로통산 382경기에 출전해 56골을 기록한 그가 또 얼마나 많은 경기에 출전해 골망을 흔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