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권 거절한 아인슈타인 보라! 마음 비우고 자신을 돌아봐야
  • <윤창중 칼럼세상> 

     안철수, 이번이 아니라 ‘차차기(次次期)’를 준비하라! 


  • ▲ 윤창중 정치평론가 / 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 윤창중 정치평론가 / 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왜 침묵하고 있는가?

    12·19 대선이 불과 5개월여밖에 남아있지 않은 시점인데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안철수가 박근혜와 쌍벽의 지지도를 누리면서도 침묵하는 진정한 이유와 배경을 파악하려면, 그가 탁월한 전략가이고 또한 지독한 심사숙고형이라는데 인식이 이르러야한다.

    전략가?

    ‘인기 관리의 달인(達人)’이 아니라면 때로는 박근혜를 아찔아찔 추월하고, 때로는 아슬아슬 추적하는 지지도를 유지할 수 없다.

    자신의 정체를 머리카락 꼭꼭 숨기 듯 은폐하는 신비주의적 기술!
    그러다가 느닷없이 나타나 20대, 30대, 40대를 비롯한 ‘정치 환멸층’을 겨냥해 폐부를 찌르는 몇 마디로 눈과 귀를 붙잡아 딴 데로 이탈하지 못하게 한다. 절묘한 존재감의 과시! 그래서 지지도가 탄탄하게 유지되는 것.

    안철수는 또한 지독한 심사숙고형이다. 절대 감정에 현혹돼 나대는 ‘무(無)개념 스타일’이 아니라, 100% 성공 가능성이 보장돼야 행동에 옮기는 ‘A 플러스형 인간’이다. 공부하고 손대는 사업마다 성공했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지지도가 떨어져 박근혜와 큰 차이로 벌어지기 시작했다면, 그는 벌써 자존심 때문이라도 정치를 접고 무대에서 사라졌을 것.

  • ▲ 박원순 품에 안겨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하는 안철수. 바둑으로 말하면 꽃놀이 패를 두고 마냥 즐기겠다는게 안철수의 전략인가?
    ▲ 박원순 품에 안겨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하는 안철수. 바둑으로 말하면 꽃놀이 패를 두고 마냥 즐기겠다는게 안철수의 전략인가?


    그러나 안철수로서는 대권에 도전하겠다 안하겠다고 딱 부러지게 언급할 필요성이 전혀 없다. 여전히 야권에서 제1의 지지도 위치가 온전한데, 왜 굳이?

    대권에 손대기만하면 ‘A 플러스’의 완벽한 성적을 만들어낼 시점을 놓고 심사숙고중인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이같은 전략전술과 행보에 대해 나는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IT 영웅’으로 추앙받던 대표적인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국가 지도자의 반열에까지 오른 대한민국의 한 인재로서, 과연 이 길밖에 택할 수 없는지에 대해 깊이 연민(憐愍)의 정을 느낀다.

  • ▲ 이스라엘 대통령 제의를 뿌리친 노벨상 수상자 아인슈타인.
    ▲ 이스라엘 대통령 제의를 뿌리친 노벨상 수상자 아인슈타인.

    첫째, 그가 정치의 본질에 대해 과연 얼마나 파악하고 있기에 대권을 겨냥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지도가 높고, 인기 관리에 성공하고 있는 걸 보면 정치에 대해서도 달통한 것 아니냐?

    들려주고 싶다. 노벨물리학 수상자 아인슈타인은 조국 이스라엘 독립 후 제2대 대통령 제의를 받았지만 한 마디로 거절했다.

    “난 인간에 대해 모른다!”

    인간을 움직이는 ‘종합예술’, 그 정치라는 걸 연구소에서 성공한 학자가, 사업에 성공한 벤처사업가가 겪지 않고서도 술술 할 수 있을까?

    안철수, 겸손해야 한다.


    둘째,
    그가 국정운영 경험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세계 10대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기에는 치명적인 결격 사유!

    샐러리맨의 신화로까지 불리며 대기업 회장도 지냈고, 서울시장을 지낸 이명박 대통령조차 임기 내내 국정난맥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안철수는 과연 조롱할 자격이 있을까?

    공부의 달인이고, 인기 유지의 달인이라고 해서 국정운영의 달인이 될 수 있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대한민국의 IT 영웅이 왜 굳이 연구소에서 뛰쳐나와 정치판에 몸 담으려 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

    셋째, 안철수의 정면대결을 회피하며 계속 타이밍만 찾는 지나친 ‘심사숙고형 리더십’은 활어처럼 펄펄 뛰어대는 대한민국 정치판 생리에 결코 부합하기 어렵다.

    정치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제1의 덕목은 결단력! 단호하고도, 고독한. 지금까지 대권에 도전한다, 안한다는 단순한 말 한마디조차 분명히 입에서 꺼내지 않고 있는 안철수.


    안철수에게 마음을 비우라고 권고하고 싶다.

    이쯤에서 정치권력의 단맛에 대한 유혹, 내가 나라를 바꿀 수 있는 최적격자라는 과대(過大)사고를 일단 접고 자신을 향해 진중히 물어보라!

    나는 과연 대통령이 될 준비가 돼 있는가?
    안철수, 당신은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짊어질 준비가 돼 있다고 확신하는가?

    이제 시작인지도 모른다. 안철수는 이번 대선이 아니라 앞으로 5년 후, ‘차차기(次次期) 대통령’을 지금부터 준비하라!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겠다는 당신의 충정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이번은 ‘때’가 아닌 것 같다.

    안철수, 당신은 아직 젊은 나이다.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정치평론가/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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