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협상은 28일까지"‥이한구 "그게 협상이냐"내곡동 사저 '특검'-민간인 사찰 '국조' 가닥
  • 19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야의 원구성 합의가 임박했다.

    민주통합당의 '협박'에 새누리당이 끌려가는 모양새다. 민주통합당이 협상 시한을 28일로 못 박자, 새누리당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지도부 차원에서 원 구성 쟁점 논의에 나섰다.

    여기에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원구성 쟁점에 대한 '사실상 합의'를 주장하며 여야 실무협상 결과를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 ▲ 민주통합당 박지원(왼쪽)원내대표와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지난달 10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박지원(왼쪽)원내대표와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지난달 10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고위정책회의에서 "개원하자며 6번째 양보를 했는데도 다시 기다리라는 통보를 받았다. 만약 오늘도 기다리게 하고 합의를 하지 않으면 협상을 중단 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협상은 비밀인데 다 얘기하면 그게 무슨 협상이냐"며 불쾌감을 표출했다.

    "당에 가서 상의를 해본다는 것이지, 최종적으로 합의를 봤다는 게 아니다.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가 '최고위에서 논의했다'는 것 자체가 최종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협상 내용을 외부에서 말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깨버리면 서로 상대를 신뢰할 수 없게 돼 향후 협상이 불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더 이상 원구성 협상을 지체해서는 안된다고 판단에 따라 이날 오후 5시부터 1시간가량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상임위원장 배분 및 민주당의 국정조사·청문회 요구 수용 여부를 검토했다.

    대야(對野)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안이 매우 중요한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해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참고하기 위해 최고위가 소집됐다"고 밝혔다.

    "최고위에서는 당헌·당규에 따라 원내대표단이 원 구성을 위한 모든 협상 권한을 갖고 여야 협상을 진행하도록 하는데 의견의 일치를 봤다."

    앞서 양당 원내수석들은 10여차례의 회동 끝에 내곡동 사저는 새누리당의 안대로 특검을 실시하고 민간인 불법사찰은 국정조사를 실시하되 조사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맡기로 의견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수석은 "최고위에서 불법사찰 국정조사 관련해서도 논의가 됐고, 잘 참고해서 야당과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다만 최고위원들의 '동의여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얘기하진 않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지금껏 민간인 사찰 문제를 국정조사로 실시할 경우, 정치공세로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는 뜻을 견지해 왔다.

    양당 수석은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다시 원구성 협의에 들어간다. 김 원내수석은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는 노력을 오늘도 하겠다"고 밝했다.

    "최종 합의문을 조정하기 위한 협의에 들어가지만 (작성까지) 금방될 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는 잘 모르겠다. 원 구성을 조속히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새누리당은 29일 오전 10시에 의원총회를 소집한 상태다. 만일 원내수석부대표간 회담에서 원 구성협상이 타결될 경우, 의총에서 의견을 최종 수렴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통합당은 원 구성 협상을 원내대표단에게 일임했다.

    만일 여야 원내수석 간 협상이 합의에 이를 경우, 본회의 소집공고 제출 3일 뒤인 다음주 월요일쯤 본회의 개최도 가능해진다.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협상이 진전이 있다면 다음주 초 국회개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