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 “민주당만으로 정권교체 어려워”종북논란=매카시즘 계속 주장…“통진당 부정선거는 곤란하다”
  • 질문자 - “생방송에서 전화를 ‘뚝’ 끊고 나서도 관계자에게 ‘야당 대표에게 감히…’라고 하셨다던데…”

    이해찬 - “그건…”

    라디오 생방송에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 입도마에 올랐던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가 28일 TV방송에서도 붉으락푸르락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언론과의 불편한 관계를 묻는 질문에 여전히 불쾌한 기색으로 ‘버럭’ 이미지를 이어가면서 여론의 뭇매를 자초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당대표 선출 이후 계획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지난 5일 YTN라디오 생방송에서 전화통화 도중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린 ‘방송사고’를 낸 이후라 이날 토론회는 내내 긴장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분위기를 의식한 듯 이 대표도 자중하는 모습으로 ‘겸손’을 콘셉트로 잡은 모습이었다.

  • ▲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가 28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 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가 28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 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정권교체 민주당만으로는…

    이 대표는 토론회 내내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야권 연대’의 절실함을 강조했다.

    “정권교체는 민주통합당이 중심이 돼야 하지만 민주당만으로 이길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은 겸손치 못한 일이다.”

    이에 대해 그는 지난 4·11 총선에서 경험한 표심이 야권에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총선을 통해 새누리당 지지표와 다른 모든 당 지지표의 수가 동수로 드러난 만큼 정권교체를 원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받아내는 수고가 있어야 한다.”

    “정권교체는 의지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며 국민들의 마음의 흐름을 타고 가야 한다. 국민의 마음을 돛단배처럼 타고 가려면 안 원장이든 누구든 소중하게 연대하고 모셔야 한다.”

    아직 출마 여부조차 밝히지 않은 안 원장에 대해 ‘우리편이 될 것’이라는 구애의 발언도 했다.

    “안 원장이 새누리당 재집권에 대해 명백히 반대하는 것은 분명하다. 공식 대화 채널을 만드는 문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화하면서 경선 룰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겠다.”

    “(안 원장의)강연이나 인터뷰, 성공한 CEO로서의 삶을 자주 들여다봤다. 소양과 품성 등은 훌륭하다.”

    결국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처럼 ‘불임정당’이 되지 않느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서울시장 선거에 비해) 대선후보 경선의 역동적인 과정에서는 후보 본인의 성장과 더불어 이에 관심을 보이는 국민들의 요구도 함께 분출 돼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경선을 어떻게 풀어 가느냐에 따라서 드라마와 같은 감동적인 전개를 이끌 수 있다.”

  • ▲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가 28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 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가 28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 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나는 40년 째 종북이란 소리를 들어왔다

    이날 토론회의 핵심 키워드는 종북 논란이었다.

    “선거 때마다 나오는 고정 레퍼토리로 요즘 국민들에게는 잘 통하지 않는 미래지향적이지 못한 일이다.”

    “나는 40년 째 종북이란 소리를 들어왔다.”

    이 대표는 이 같은 말로 종북논란을 매카시즘으로 폄하했다. 특히 이석기·김재연 통진당 의원에 대한 제명을 요구하는 새누리당에 대해 ‘전체주의’라고 표현했다.

    “의원 제명이라는 문제는 그 사람의 사상이나 가치관을 가지고 제명하는 것은 아니다.”

    “헌법을 준수하지 않으면 제명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헌법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그렇게 대문에 헌법에 반하는 행위를 했을 때야만 의원 제명의 사유가 될 수 있다.”

    “사상만을 가지고 제명한다는 것은 전체주의다. 무엇을 가지고 기준으로 삼는가? 박근혜 전 대표의 사고방식을 기준으로 하는가? 새누리당이 전체주의적 사고를 한다. 자유민주주의를 저해하는 사고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통진당의 부정선거 혐의와 애국가 부정 발언은 분명한 입장차를 뒀다.

    “통합진보당 내에서 발생한 선거법 위반은 상식 이하의 행동이다. 이런 건 곤란하다. 애국가 발언 등을 보면서 아무리 좋게 봐도 국민의 눈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연대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했었다.”

    북한 인권법을 내정간섭과 외교적 결례로 표현한 부분에 대해서도 여전히 그동안의 입장을 견지했다.

    “대북정책은 기본적인 (북한주민)생존권 개선이 우선시돼야 한다. 하지만 북한인권법은 일부 대북단체에 대한 지원 근거와 실상을 기록하는 내용에 불과하다.”

    “(내가)반대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북한과의 외교적 프로토콜을 유지하면서 인도적 지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축미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북한에 지원하면 그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대북지원은 한반도의 평화와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

  • ▲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가 28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 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생방송 사고, “난 잘못 없다”

    토론회 말미에 이 대표가 지난 5일 벌인 방송사고가 주제로 떠올랐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오전 YTN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전화 인터뷰를 하는 도중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당시 통화내역이다.

    “오늘 인터뷰를 계속 이렇게 하실 거냐. 저 그만하겠다. 저에 관한 인터뷰를 하기로 했는데 자꾸 이런 문제로 인터뷰하면 원래 취지와 다르지 않느냐”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지금 현안에 관련해서…” - 사회자

    “당대표 후보에 관한 인터뷰를 하기로 하고 나서 탈북 문제나 이런 문제로 인터뷰하면 원래 취지와 다르지 않느냐. 언론이 왜 이렇게 하느냐. 오해는 무슨 오해냐. 저에 관한 인터뷰를 하기로 하고 왜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자꾸 인터뷰를 하느냐. 당대표 후보라도 원래 취지에 맞는 질문을 하라”

    “뚜~뚜(전화 끊음)”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렇게 해명했다.

    “일전의 방송사고는 인터뷰의 본말을 전도시킬 정도로 질문 순서가 바뀌었기 때문에 원칙을 지키고자 중단한 것이다.”

    오히려 “해당 방송사가 재인터뷰를 요청하면서 여전히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한 질문자가 재차 질문을 던졌다.

    “이 과정에서 당 대변인이 ‘야당 대표한테 감히…’라는 말을 했다는데 이는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이 탈북자에게 '국회의원에게 감히'라고 한 발언을 연상케 했다.”

    이 때 사회자는 ‘시간 관계상 마무리 말과 함께 이에 대한 해명을 해달라’고 했지만, 이 대표는 관계없는 마무리말로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