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문재인-김두관, 대권 주자 트로이카 중 호남 출신 없어주인공에서 비주류로 전락, 호남표 잡아야 대선 바라볼 수 있다
  • 손학규, 문재인, 김두관.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레이스의 시작을 알린 3인방의 명함에서 ‘호남’은 찾을 수 없다. 문 고문과 김 지사는 부산·경남으로 기반 지역이 겹치며 손학규 전 대표는 수도권으로 대표된다.

    친노 세력에 의한 ‘호남 학살’이라고 표현된 4·11 총선을 거치면서 민주통합당의 뿌리인 호남은 이제 완전히 비주류로 전락했다.

    ‘민주당의 주인공’이었던 호남 사람들은 이제는 찍을 사람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정세균·정동영 상임고문이 ‘호남’이라는 타이틀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지만, 지지율 측면에서 대선 후보로 꼽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남만으로 대선에 승리할 수 없지만, 호남 없이도 승리할 수 없다.”

    호남의 맹주 자리를 꿰찬 박지원 원내대표의 의미심장한 이 말처럼 호남은 여전히 민주통합당의 텃밭이며 든든한 배경이다.

  • ▲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레이스의 시작을 알린 3인방의 명함에서 ‘호남’은 찾을 수 없다. 민주당의 주인공’이었던 호남 사람들은 이제는 찍을 사람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문재인 상임고문, 손학규 전 대표, 김두관 경남지사 ⓒ 자료사진
    ▲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레이스의 시작을 알린 3인방의 명함에서 ‘호남’은 찾을 수 없다. 민주당의 주인공’이었던 호남 사람들은 이제는 찍을 사람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문재인 상임고문, 손학규 전 대표, 김두관 경남지사 ⓒ 자료사진

    민주통합당 고위 당직자는 이렇게 말했다.

    “많이 희석됐다고는 해도 민주당 내에서 호남이 차지하는 정치적·세력적 비중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수도권·전국구 정당을 지향하고 있지만, 호남에서 미는 세력이 대선 후보로 갈 가능성이 높다.”

    손·문·김 세 명의 유력 대권주자들이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주자는 역시 손 전 대표다.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영남 기반의 문 고문과 김 지사에 비해 ‘반감’이 적은데다, 4·11 총선의 ‘숙청’을 겪으면서 호남세력들에게 자리 잡은 反친노 정서도 비껴간다.

    실제로 이번 당대표 레이스에서 드러난 호남 민심은 ‘문재인 견제’로 귀결됐다. 당 대표로 선출된 이해찬 의원과의 연대가 드러나면서 이 후보는 호남에서 4위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반면 손 전 대표는 경선 이후 실시된 사단법인 국가비전연구소의 민주통합당 대의원 대상 여론조사에서 정세균·정동영 등 호남 출신을 제치고 지지율 선두에 올랐다.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에서 손 고문은 호감도 27.7%를 기록해 문 고문(17.6%)과 김 지사(17.2%)보다 10%p 가량 앞섰다.

    만약 수도권 지지세력을 보유한 손 전 대표가 호남 민심까지 끌어안는다면 현재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문 고문과의 치열한 박빙이 예상된다.

    하지만 문 고문도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우선 문 고문은 이해찬 대표와 손을 잡은 박지원 원내대표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 ‘담합 논란’으로 곤욕은 치렀지만, 이해찬 대표 체제가 출범한 이상 박 원내대표는 호남 공략의 든든한 교두보다.

    문 고문도 본격적인 출마 선언 이후에는 호남 지역민들을 직접 만나 민심을 파악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 ▲ 민주통합당 정동영 전 의원과 정세균 전 대표가 3일 서울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에서 열린 서울시당 개편대회에서 나란히 앉아 있다.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정동영 전 의원과 정세균 전 대표가 3일 서울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에서 열린 서울시당 개편대회에서 나란히 앉아 있다. ⓒ 연합뉴스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호남’ 타이틀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정세균·정동영 고문도 제쳐두긴 이르다.

    정세균 고문은 지난 당대표 경선에서 측면 지원한 강기정 최고위원을 광주·전남 지역 경선 1위로 끌어올렸고, 정동영 고문도 이종걸 의원을 지도부에 입성시키는 저력을 보여줬다.

    두 고문은 이달 중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고문은 오는 19일 당 정치개혁모임이 주최하는 대선주자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자신의 대선 구상을 밝힐 계획이며, 5선의 정세균 고문 역시 지지하는 현역 의원들의 힘을 받아 조만간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조사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고문이 11.7%로 야권 주자 중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고 손학규 전 대표가(3.6%), 김두관 지사 (2.8%), 정동영 고문(2%)이 뒤를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