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의원과 박지원 의원이 서로 “네가 거짓말쟁이”라고 한 판 제대로 붙었다. 대통령 선거에 앞선 본격적인 샅바싸움이다. 하지만 이것을 단순히 정치적인 주도권을 쥐기 위한 샅바싸움으로 격하시키지 말길 바란다.
    인간의 보편적인 정직성을 다시 회복하고, 우리나라 정치풍토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며,  거짓과 중상과 모략이 난무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각성시키는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로 삼기 바란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박지원 의원은 지난 18일 광주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박근혜 전 위원장이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와 수차례 만났는데 이 만남이 저축은행 로비에 어떤 작용을 했는지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이 나오자 마자 박근혜 의원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부인했으나 박지원 의원은 19일 트위터 글에서 “누가 진실인가를 검찰에서 말할 차례”라고 되받아쳤다.

    박근혜 의원은 이틀을 기다리다가 결국 21일 민주통합당 박지원 의원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꼼수’에서 같은 내용을 방송한 박태규씨 측근, 이 프로그램 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주진우 시사인기자도 함께 고소했다.

    이번 사건이 끝까지 가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명백하게 밝혀서 거짓말 당사자는 법이 정한 가장 강력한 처벌을 받기를 바란다. 대통령 선거는 물론이고 중요한 일이 있을 때 마다 정치인들이 무책임하게 근거없는 거짓말을 쏟아내고, 언론은 이를 확대재생산해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범죄행위를 저지른 적이 여러 번 있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추잡하고 더러운 행위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이같은 거짓말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이미 우리 사회는 수많은 거짓과 사기와 부정이 판을 치고 있지만 이것이 너무나 많다보니 오히려 ‘그럴 수도 있지’ 하는 분위기가 팽배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아니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정당의 주요 인사라는 사람들이 말을 내 뱉었다면 그 말에 대한 책임을 가장 정확하게 져야 한다. 대한민국 검찰은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조금도 의심없이 확인해서 확실하게 마무리를 짓기 바란다.

    최근 우리 정치권에서는 무수한 거물들이 옛날이면 관행이었을 사건의 책임을 지고 온갖 비난과 불명예를 지고 자신의 전 인생에 먹칠을 한 상태에서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비통함 속에서 하나둘씩 스러져갔다. 대표적인 인물은 서열상 우리나라의 2번째 통치자인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그러했다.

    박지원 의원과 박근혜 의원은 우리나라 정치발전을 위해서, 거짓말을 덜 하는 정치풍토의 정착을 위해서, 온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어떤 열매를 거두는지 살아있는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 끝까지 가기를 바란다.

    거짓말을 한 당사자는 마지막까지 자기 입장을 고수하기 바란다. 자기 한 몸은 거짓말쟁이로 낙인이 찍혀서 정치판에서 매장되겠지만, 온 국민을 위해 반면교사(反面敎師)의 역할을 한다면 이 또한 정치인으로서 매우 보람있는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