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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5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두한 고영욱이 취재진을 상대로 머리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 윤희성 기자
룰라 출신 고영욱(37)이 미성년자 여성 김모(18)양을 강간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고영욱 성폭행 사건'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초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케 하는 카카오톡 메시지 일부가 공개되면서 잠시 난항을 겪었던 경찰 수사는 최근 '14세 때부터 고영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또 다른 피해 여성이 등장함에 따라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고영욱, 2차 진술조사서 강간 혐의 부인 = 15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재소환 된 고영욱은 지난 3~4월 두 차례에 걸쳐 모델 지망생인 김양을 자신의 오피스텔로 유인, 성관계를 맺은 혐의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후 1시 40분께 경찰서에 출두, 자정 무렵까지 장장 10시간 이상 조사를 받은 고영욱은 ▲피해자 김양이 미성년자인 사실을 사전에 알았는지, ▲김양과 (성관계에 대한)사전 합의가 있었는지, ▲김양에게 강제로 술을 먹이고 성관계를 맺었는지를 놓고 집중적인 심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모 케이블방송 프로그램 사전녹화 영상에서 김양이 자신의 나이를 밝혔다는 점에 주목, 고영욱이 사전에 이를 알았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2~3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보강 조사는 피의자와 피해자간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이 많고 고영욱이 자신의 혐의를 계속해서 부인함에 따라 10시간이 넘도록 진행됐다.
◆15일 고영욱 출두, '여죄' 추궁 받아 = 지난 10일 고영욱을 상대로 신청한 사전구속영장이 반려돼 자존심을 구긴 경찰은 해당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피해자와 고영욱의 진술을 하나하나 대조하는 작업을 벌이는 한편, "고영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또 다른 피해자 2명의 진술까지 확보, 사실 여부를 캐는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양의 오피스텔 강간 사건에 이어 여중생 성폭행 혐의가 새롭게 추가되면서 조사할 내용이 대폭 늘어난 경찰은 이번엔 서두르지 않고 명확한 증거 자료를 확보한 이후 영장 신청 등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한 경찰 소식통은 "다른 사건도 마찬가지지만 강간 사건의 경우 특히 증거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피해자들의 증언은 기본, 혐의를 부인할 수 없는 증빙 자료를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OO양 강간 사건의 경우, 고영욱에게 연락처를 건넨 케이블방송 제작 관계자의 진술 조사도 마쳤고 가해자·피해자간 쌍방 조사도 모두 끝난 상태"라며 "남은 건 새롭게 등장한 두 건의 사건을 조사, 고영욱의 여죄 여부를 확인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피해여성 B씨, TV로 '고영욱 사건' 지켜보다 신고 = '김OO양 사건'은 경찰이 학교폭력사범 단속 및 예방활동을 벌이던 중 △△고등학교 학생들로부터 피해사실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뒤 수사를 진행한 케이스.
반면, 이번에 알려진 여중생 성폭행 사건은 뉴스를 통해 고영욱 사건을 목도한 또 다른 피해자의 친척(고모)이 경찰에 과거 피해 사실을 신고하면서 불거진 것으로 드러났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OO양 사건을 수사하던 와중 또 다른 추가 피해자 2명이 나타났다"며 "이미 피해 여성 2명의 진술서를 받아 놓은 상태이며 상황에 따라 이들에 대한 보강 수사를 벌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충격적인 사실은 추가로 등장한 피해 여성 중 한 명은 "중학생이던 14세 때부터 고영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는 점이다. 만일 이 피해여성이 만 13세 미만의 나이에 성폭행을 당한 것이라면 고영욱은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형법 305조 '미성년자에 대한 간음·추행' 혐의로 중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피해 여성 2명은 "고영욱이 '연예인이 되게 해주겠다'고 유혹하며 김모양과 비슷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 중 한 명은 그때 받은 정신적 충격으로 우울증 증세마저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영욱, 오래전부터 걸그룹 준비? = 한편, 한 방송 관계자는 16일 취재진에게 "고영욱이 오래전부터 걸그룹을 준비한다며 연예인 지망생들을 자주 만났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귀띔했다. 따라서 고영욱에게 김OO양의 연락처를 건넨 제작 관계자 역시 아무런 의심 없이 신상 정보를 알려줬을 것이란 얘기.
이 방송 관계자는 "또 다른 피해자가 등장하기 전, 우연히 고영욱과 같은 층 오피스텔에 사는 한 여성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고영욱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알려진 일 외에도 또 다른 사건이 있을 수 있다. 경찰서에 가서 한 번 물어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었다"며 "부디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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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영욱과 피해 여성들이 성관계를 맺은 장소로 알려진 A오피스텔 복도 전경. ⓒ 윤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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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조광형 기자 ckh@newdaily.co.kr
- ▲ 고영욱과 피해 여성이 성관계를 맺은 장소로 알려진 OO구 OO로 소재 A오피스텔 외경. ⓒ 윤희성 기자
사진 = 윤희성 기자 ndy@newdail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