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일찍 돌아가셔서…마음 한 구석 텅 빈 것 같은 느낌" 복지관 찾아 배식봉사…진영의원 지역구 방문에 정치적 배경 논란
  • ▲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어버이날인 8일 용산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 어르신에게 카네이션 꽃을 달아주고 있다. ⓒ 연합뉴스
    ▲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어버이날인 8일 용산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 어르신에게 카네이션 꽃을 달아주고 있다. ⓒ 연합뉴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어버이날을 맞으면 마음 한 구석이 텅 빈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어버이날을 맞아 서울 용산의 한 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마친 그는 "부모님이 오래전에 일찍 돌아가셔서 (그렇다)"며 부모님인 고(故) 박정희 대통령·육영수 여사를 향한 애틋함을 내비쳤다.

    박 위원장은 "오늘 (어르신들께) 직접 카네이션도 달아드리고 하니 저도 마음이 좋다. 어르신들이 걱정없이 편안히 지낼 수 있도록 해드리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또 "중증질환을 국가가 100% 책임지도록 정책을 만들고 있는데 19대 국회가 시작되면 최우선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노인종합복지관에 도착한 박 위원장은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특유의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1층에 위치한 테이크아웃 커피숍에서 어르신들이 빨간 리본을 단 앞치마를 두르고 일하고 있었다.

    박 위원장은 "빨간 리본을 이렇게 다셨네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그는 복지관 관계자들로부터 시설 소개를 받은 뒤 곧장 지하 1층 식당으로 이동해 용산구 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 노인들에게 배달할 도시락 포장에 들어갔다.

    그는 보온 도시락에 밥, 밥찬, 과일 등을 담으며 "골고루 준비하셨다. 따뜻할 때 배달이 돼야 할텐데"라며 포장 봉사를 하는 노인들에게 붉은 카네이션을 달아줬다.

    특히 치매 및 중증장애를 앓고 있는 어르신들의 방을 찾아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며 "제가 누군지 알아보시겠습니까 건강하셔야 합니다"고 말했다.

    그는 복지관내 미용실, 체력단련실, 하모니카 교실에서 열심히 배우고 있는 노인들을 둘러본 뒤 "가슴이 울렁울렁해 지려고 한다. 어르신들께서 자녀분들을 훌륭하게 키워주시고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해 주셨는데 저희가 걱정없이 잘 모실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복지관 관계자가 "어르신들이 취업 욕구가 강하다"고 말하자 박 위원장은 "젊은이들 일자리도 계속 만들어야 하지만 어르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드려야 한다. 외국에 가면 머리가 희끗하신 분들이 식당에 웨이터로 일하시고 보기가 좋다"고 했다.

    또 박 위원장은 "어르신들이 건강하시고 생활이 더 보람있고 활기가 넘칠 수 있도록 저희가 앞으로 많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점심시간을 앞두고는 앞치마를 두르고 배식봉사에 나섰다. 위생장갑과 흰 모자를 쓰고 어르신들께 "맛있게 드시라"고 살갑게 인사하며 반찬을 덜어드렸다.

    이후 박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튿날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에 대해 묻자 "4·11 총선에서 약속한 것을 충실히 지켜야 한다"고 했다. "국회선진화법 통과로 국민들 앞에 성숙한 정치문화, 대화와 타협을 통해 민생을 챙겨나가야 한다.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는 확실하게 지켜나가면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임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 부정선거 파문 등 정치권 현안에 대해선 "오늘은 어버이날"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이날 복지관엔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한구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에 출마한 진영 의원이 동행했다. 용산을 지역구로 둔 진 의원은 박 위원장의 대표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측근이었으나 이후 탈박(脫朴·탈박근혜)했으나 총선을 계기로 관계가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 일각에선 박 위원장의 용산 방문에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실정이다.

    당 핵심 당직자는 "지난 주말부터 어버이날을 맞아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서울지역 3-4곳을 놓고 검토를 해 왔다. 용산에는 치매노인도 있고 점심때 배식봉사도 할 수 있어 선택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