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후 또 다시 ‘광우병 괴담’에 빠진 대한민국
  • ▲ 지난달 27일 광우병 괴담이 또 다시 퍼지자 경기도 용인의 한 냉장 물류센터에서 검역관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검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달 27일 광우병 괴담이 또 다시 퍼지자 경기도 용인의 한 냉장 물류센터에서 검역관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검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농식품위, 검역중단 촉구 결의안 채택 “일단 검역 중단하고 추후 조치해야”

    서규용 장관 “美 쇠고기 수입하는 117개 국가 중 수입 중단한 나라 하나도 없어”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가 1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를 상대로 미국의 광우병 발생을 둘러싼 현안 질의에 나섰다.

    이날 여야는 한 목소리로 미국산 쇠고기의 검역중단을 요구했지만 서규용 장관을 비롯한 농수산식품부 관계자들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서 장관은 “우리나라는 30개월 미만의 육우만 수입하는데 이번에 발견된 광우병은 우리나라가 수입하지 않는 10년 7개월짜리 젖소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 장관은 검역중단 및 수입중단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전혀 문제가 없는데 왜 그래야 하나. 현재 미국에서 쇠고기를 수입하는 117개 국가 가운데 수입을 중단한 나라는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은 서 장관의 주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국민 불안을 최우선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는 대선을 불과 7개월 앞둔 시점에서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은 “국민적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선 미국에 파견된 광우병 민관조사단이 돌아올 때까지 검역을 중단하고 결과에 따라 수입을 재개하든 중단하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황영철 의원은 지난 2008년 정운천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동영상을 문제 삼아 “광우병 발생 시 통상마찰이 발생해도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는데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가세했다.

    민주통합당 강봉균 의원은 “광우병 파동 때 근거 없는 유언비어나 괴소문으로 얼마나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했나. 80일 정도만 검역을 중단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50% 검역 기준을 두고도 정부와 의원들은 첨예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강석호 의원은 “위험하지도 않은데 왜 검역비율을 3%에서 30%, 50%로 늘렸나. 저희 여당은 검역 중단만이라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서 장관은 “(사실 문제가 되는 젖소는 수입도 안하는데) 50%를 검역하면 거의 다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 의원은 “50%와 100%가 어떻게 똑같나. 이런 것이 사회 정서의 문제라는 것이다. 일반 소비자나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 것은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 장관은 “현재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상황을 볼 때 검역 강화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검역비율을 3%에서 50%로 올린 것은 안전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국민적 안심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날 농식품위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