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의 촛불시위서 “강정마을”, “총선규탄” 구호는 왜?
  • “어느 나라에서도 (광우병은) 이슈가 아닙니다. 한국에서만 광우병 괴담이 떠들썩한 이유는 좌파 선동가들이 정치 공세의 재료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죠. 생리의학자들은 코빼기도 안보이고 온통 정치꾼들, 자칭 입 전문가들만 설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아이디 Tedd Green)

    이번에도 어김없이 정치인이 등장했다.

    지난 2008년 이후 서울 도심에 ‘광우병 촛불시위’가 4년 만에 다시 열렸다.

    광우병위험감시국민행동,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등 일부 시민단체들은 2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과 재협상을 요구했다.

    2008년 이후 4년 만에 열린 이날 촛불집회에는 경찰 추산 1천500여명(주최 측 주장 5천여명)이 참여해 미국 광우병 소와 관련한 정부 대응을 비판했다.

  • ▲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 권한대행과 정동영 상임고문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천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해 이야기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 권한대행과 정동영 상임고문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천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해 이야기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4년 전과는 달리 교복 차림의 여고생과 유모차를 끈 엄마 등은 눈에 띄지 않았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우리나라는 30개월 미만의 육우만 수입하는데 이번에 발견된 광우병은 수입하지 않는 10년 7개월짜리 젖소에서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 내용은 안중에도 없었다.

    이날 자유발언대에서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쇠고기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하지만 ‘핵발전소 없는 사회’, ‘지하철 9호선 문제’, ‘4.11 총선 부정 의혹’ 등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와 다른 발언들도 쏟아졌다. 시위 현장 한쪽에선 ‘제주강정마을 살리기’, ‘4.11 부정선거 규탄’ 등의 서명운동이 진행됐다.

    시위대는 시위 시작 30분 전부터 차도와 인도 사이에 놓인 플라스틱 폴리스라인을 넘어뜨리고 불법으로 차도를 점거한 채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대 일부는 경찰의 경고 방송을 무시하면서 폴리스라인을 깔개로 삼아 앉기도 했다.

    오로지 정치적 공세였다. 그들은 MB정부와 새누리당을 깎아내리기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집회 현장을 찾은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대행은 “2008년 이명박 정부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면 즉시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신문에 광고했지만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 대사는 박근혜 대표를 만나 ‘광우병이 발견돼도 수입은 중단할 수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문 대행은 “우리 민주통합당은 지난 4.11 총선에서 의회다수당을 얻는데 실패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정동영 의원과 남윤인숙, 정청래 당선자도 시위에 가세했다.

    부정선거 의혹이 결국 사실로 밝혀지면서 몸살을 앓고 있는 통합진보당 측 정치인들도 대거 시위에 참석했다.

    특히 눈에 띈 것은 비례대표 1번 윤금순, 비례대표 3번 김재연 당선자다.

    현재 통합진보당은 이들에 대한 부정선거 때문에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으며 ‘1960년도 자유당 부정선거를 뺨칠 부패 정당’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쓴 상황이다. 통진당 당권파는 이들을 비례대표 앞 순번으로 배치하기 위해 박스떼기, 대리투표, 이중투표를 자행했다.

    하지만 두 당선자는 시위 현장에서 자신들의 부정선거 사실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지는 않았다.

    이밖에도 통진당에선 대한민국 해군을 ‘해적’이라고 표현해 물의를 빚은 김지윤씨와 강기갑, 노회찬 의원, 박원석 비례대표 당선자가 시위 현장에 자리했다.

    과거와는 달리 인터넷 상에서도 촛불시위에 대한 관심은 저조했다.

    2일 오후 6시까지 24시간 동안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리트윗(RT·다른 사람에게 글을 퍼뜨리는 것)된 글 1~20위 중 광우병과 촛불시위 관련 글은 3개로 모두 촛불시위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트위터 아이디 ‘Hitman36’은 “광우뻥쟁이들. 나중에 늙어서 치매 걸리면 광우병 때문이라 할 기세”라고 꼬집었다.

    아이디 ‘acacia2000’은 “자신들의 정치적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 오로지 촛불선동에만 눈이 먼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아이디 ‘kangms8888’은 “통합진보당의 부정 선거가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데도 10년 넘은 젖소에서 발병한 광우병을 문제 삼으며 정의를 외치고 있나”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