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되면 남 탓, 잘되면 제 탓
  • ▲ 한명숙 대표의 사퇴 이후 민주통합당 대표권한대행을 맡은 문성근 최고위원이 막말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은 지난 1.15 전당대회 당시 출마 소감을 밝히는 문 최고위원 ⓒ 뉴데일리
    ▲ 한명숙 대표의 사퇴 이후 민주통합당 대표권한대행을 맡은 문성근 최고위원이 막말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은 지난 1.15 전당대회 당시 출마 소감을 밝히는 문 최고위원 ⓒ 뉴데일리

    ‘3주 대표대행’ 민주통합당 문성근 최고위원이 <조선일보>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뉴스1>에 따르면 문 대행은 21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식당에서 인근 지역 주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형은 일부 보수 언론이 자신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 “씹다가 지치겠죠, 지들이”라며 막말을 던졌다.

    특히 그는 <조선일보>를 콕 집어 “탈북 청소년들이 조선일보를 볼 때 제일 마음이 편하다고 하더라. 논조를 뒤집어서 보면 노동신문과 똑같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조선일보의 마케팅 수단은 우리나라의 모순 구조에서 권력을 낚아채 상대를 향해 저주를 퍼붓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행은 “남북관계를 빠르게 개선해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면 극우(極右)의 발판이 점차적으로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극좌(極左), 종북(從北)이라고는 절대 말하지 않았다.

    문 대행은 북한 김정일 사망 이후 “김정일 위원장이 12월17일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방금 들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고 한반도의 평화공존과 상호번영을 위해 6.15 선언과 10.4 선언을 발표 했습니다. 이 정신은 이후에도 존중돼야 합니다”라며 조의를 표해 빈축을 샀었다.

  • ▲ 과거 북한을 찾은 문 대행이 김정일과 인사를 하며 환하게 웃는 모습
    ▲ 과거 북한을 찾은 문 대행이 김정일과 인사를 하며 환하게 웃는 모습

    앞서 문 대행은 18일 자신의 말을 보도한 <조선일보>에 대해 ‘장난질’이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하루 전인 17일 MBC 파업노조를 방문한 자리에서 자신의 부산 북·강서을 낙선 이유 중 하나로 “부산 젊은이들이 나꼼수를 안 듣는다. 언론 환경이 다르다”고 했다.

    다음날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이 이러한 발언을 보도한 뒤 비판이 쏟아지자 문 대행은 트위터로 “제가 그리 말했겠습니까? (조선일보의) 장난질입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취재기자들의 녹취록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조선일보>가 전했다.

    문 대행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격에 걸맞지 않아 논란이 됐던 직설적 화법을 고스란히 따라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시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테레비에 보면 (정치인들이) 회의한답시고 지들끼리 돌아가며 말 한마디씩하고 끝이야…요즘 트위터 있어서 대화가 가능한데도 완전히 쌩까(무시해)”라고 했다.

    20일에는 당 지도부와 함께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그렇게 응원해 주셨는데 실패했다. 죄송하다. 오는 12월 대선에서 승리해서 민주진보 정부를 세워 기쁜 마음으로 다시 찾겠다”고 말했다.

    문성근 대행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트위터 아이디 ‘JnY2006’은 “노무현 대통령 묘 앞에서 총선 패배를 사죄했다고? 안잡아 먹은 걸 다행으로 생각해라. 노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주해군기지를 추진했는데 자신의 이름을 팔면서 모두 반대를 한다고 통곡을 하고 있을 게다”라고 비난했다.

    입을 다물고 있던 민주통합당 내부에서도 문 최고위원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 총선에서 문 대행과 함께 부산지역에 출마한 조경태 의원은 “문성근 대행이 선거경험이 없으니까 대처하는 능력이 좀 떨어졌던 게 아닌가 한다”라고 완곡하게 지적했다.

    그는 또 “좀 더 겸손한 자세로 패배를 인정하는 자세가 당에서 이뤄져야만 국민분들께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총선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이렇게 하는지 걱정이다. 문 대행에겐 ‘MB심판’이라는 구호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쓴소리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