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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재오 트위터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쓴소리를 연일 이어갔다.
친이계 핵심인 이 의원은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깜이엄마'라는 제3자 화법을 써서 "보기 싫은 사람 쫓아낼 때는 속전속결로 사생결단 하더니 자기 사람 잘못은 눈 감고 하늘만 보니 그래서 국민에게 표를 얻겠나"라고 박근혜 위원장을 맹비난했다.
그는 박 위원장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으나 4.11 총선 공천에서는 친이계를 포함한 현역 의원들을 대거 탈락시켰으면서 '논란' 당선자에 대한 미온적 대응에 강한 불쾌감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김형태 당선자(경북 포항 남구·울릉군)는 '제수 성추행' 의혹으로 당 안팎의 전방위적 출당 압박에 따라 지난 18일 탈당을 선언했고, 논문 표절에 휩싸인 문대성 당선자(부산 사하갑)는 "표절 심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버티고 있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지난 16일에도 '깜이엄마'를 통해 "노선이 다르거나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는 함께 정치를 할 수 있어도 부패한 전력이 있거나 파렴치한 전력이 있는 사람들을 주위에 세워두면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 "지도자는 그렇게 하면 우선은 편할지 몰라도 대중으로부터 멀어진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위원장이 '논란' 속 당선자들의 거취에 대해 '선(先) 확인, 후(後) 조치'라는 안을 내놓은 데 따른 비판이었다. 그는 이날 비대위 회의 직후 "사실이 확인되면 거기에 따라 당이 (결정)할테니 더 되풀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조치가 늦어지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박 위원장의 '민심 안테나'에 이상이 생겼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른바 친박 실세인 영남권 일부 의원들이 제수씨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김 당선자를 감싸는 정보를 박 위원장에게 전달해 당의 전략적 판단이 늦어지면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또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총선을 며칠 앞두고 김 당선자의 제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을 때 김 당선자는 즉각 경위서를 중앙당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의혹의 진위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은 모호한 내용이었다고 한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19일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엄중경고'를 쏟아냈다.
박 위원장은 "지금 선거가 끝나고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이런저런 문제들이 나오고 또 잡음도 있는 것 같다. 만약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데 걸림돌이 되거나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께서 우리 당에 지지를 보내주신 것은 그만큼 우리에게 무거운 책임을 주신 것이다. 우리는 더 겸허한 자세로 국민들께 가장 중요한 민생문제를 챙기는데 집중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안팎에서는 박 위원장의 '경고'가 뒤늦은 감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총선 기간 불거진 문제를 선거를 치른 지 일주일이 지난 뒤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왔다는 분위기다.
한 여권 관계자는 "여론이 악화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빠른데 반해, 당에서 사태를 파악하고 대처하는 데 너무 오래 끈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