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귀국한 국회대표단도 참석...김형오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김문수 "북한 인권에 단합된 목소리 내야", 이회창 "5000만 국민의 힘이 실려야"
  • ▲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난지천공원 내 난지광장에서 열린 '탈북자 강제북송반대 범국민 걷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뉴데일리
    ▲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난지천공원 내 난지광장에서 열린 '탈북자 강제북송반대 범국민 걷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뉴데일리

    모두가 한마음이었다.

    17일 오전 10시 서울 난지천공원 광장에서 열린 ‘탈북자 강제북송반대 범국민 걷기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우렁찬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외쳤다.

    “이제라도 탈북자들이 강제 북송에 대한 처참한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이번 행사를 제안한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휠체어도 뒤로한 채 불편한 몸을 이끌고 뛰쳐나왔다.

    시민들과 함께 걸으면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길 원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중국의 비인도적, 반인륜적 북송정책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고, 국제사회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면서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다음으로 제네바 유엔인권이사회 국회대표단을 이끈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김 전 의장은 "제네바 일정에 내외신 기자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였는데 앞으로도 탈북자 문제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은 북한대표부와의 충돌에서 생긴 부상으로 나올 수 없어 아쉬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통합당의 김성순 의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앞으로 탈북자 문제와 관련된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는 “대한민국의 핵심가치는 자유와 인권이며 이는 우리 모두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탈북자 강제북송을 반대하는 목소리에 5천만 국민의 모든 힘이 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허나 대한민국의 헌법에 의해 설립되고 혜택을 받고 있는 일부 정당이 중국과 북한의 눈치를 보며 이 모임에 합류하지 않고 오히려 반대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전세계는 대한민국이 선진국이라고 한다. 하지만 분단이 되고 참혹한 전쟁을 겪은 대한민국이 왜 북한 인권에 대해 단합된 목소리를 못내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왔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우리 동포의 인권이 비참하게 말살되고 있는데도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선진국도 될 수 없고 통일도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안형환 의원은 “지난주 목요일 제주강정마을 건설 현장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농성하고 있었는데 그분들께 ‘나와 같이 중국대사관에 가서 농성을 하자’고 했지만 아직까지 답변이 없다”고 아쉬워 했다.

    좌우 이념을 떠나 많은 분들이 참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제주 강정마을을 떠나 국책사업을 반대하는 그들이 북한 인권문제를 강조하는 이 자리에 참석해야 한다”며 목청을 높였다.

    이날 행사에는 북한 정치범수용소 실태를 다룬 뮤지컬 ‘요덕스토리’의 주인공 임재청 씨가 주제곡 ‘언제 또 볼까’, ‘기도’를 불러 큰 호응을 얻었다. 또 경인여대 방송연예과 강현구 교수와 학생들이 직접 만든 ‘Save My Friend’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 ▲ '탈북자 강제북송반대 범국민 걷기대회'에 참석한 외국인 일행은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에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에 반대합니다"라고 서툰 한국말을 말을 건네며 박 의원을 껴앉기도 했다. ⓒ 뉴데일리
    ▲ '탈북자 강제북송반대 범국민 걷기대회'에 참석한 외국인 일행은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에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에 반대합니다"라고 서툰 한국말을 말을 건네며 박 의원을 껴앉기도 했다. ⓒ 뉴데일리

    행사에 참석한 많은 시민들은 박선영 의원에게 "수고하셨습니다"며 격려의 인사를 전했다. 한 외국인 일행은 박 의원을 향해 서툰 말투로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에 반대합니다"라고 했다.

    기특한 마음에 박선영 의원이 그들을 꼭 안아줬다. 그리고 모두가 밝게 웃었다. 언어는 달랐지만 마음은 모두 같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이영신(경인여대·20)씨는 “이애란 교수님이 단식하다 병원에 입원하시기도 했는데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에 탈북자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걷기대회까지 참여했다”고 밝혔다.

    허윤서(18·여)양은 “언론을 통해 탈북자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마땅히 도울 방법이 없었는데 이런 대회가 열려 참석했다”고 말했다.

    북한대표부와 충돌 과정에서 팔에 깁스를 한 안형환 의원은 "팔이 아니라 다리로 걷기 때문에 괜찮다"며 끝가지 걸었고, 김문수 지사는 "운동도 되고 매우 좋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편 이번 걷기대회는 중국 내 탈북자 강제북송 저지를 위해 힘을 모았던 탈북단체들의 연합인 ‘탈북자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주최했다.

    행사에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을 비롯해 이회창 전 대표, 새누리당 안형환, 김형오, 김을동, 김성동, 진수희 의원, 국민생각 전여옥 의원, 안찬일 최고위원, 무소속 강용석 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시민 500여명이 참여해 뜻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