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승태 대법원장이 13일 오후 대법관, 서울고등청사 관내 법원장·수석부장, 법원 직원들과 함께 대법원 청사에서 영화를 관람했다.

    대법원 대강당 시사회에서 상영된 작품은 장애인 부부의 애틋한 사랑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달팽이의 별'.

    작년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장편경쟁부문 대상을 차지한 이 영화는 시청각 중복 장애인인 남편과 척추 장애가 있는 아내의 사랑과 일상을 담담하고 서정적으로 그려냈다. 영화는 오는 22일 극장 개봉한다.

    이날 시사회는 연출자와 법원 관계자와의 친분이라는 우연한 계기를 통해 마련됐지만, 1급 시각장애인인 최영(32·사법연수원 41기) 북부지법 판사가 올해 사법 사상 최초로 법관에 임용된 것과도 관련이 있다.

    양 대법원장은 영화 관람에 앞서 "우리가 평소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행복이 무엇인지, 장애인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었는지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시각 장애를 극복하고 각고의 노력을 통해 법관에 임명된 최영 판사 역시 다른 장애인들에게 큰 희망을 줄 것"이라며 "최 판사가 법관으로서 잘 일할 수 있도록 법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은 영화를 본 뒤에는 "오랜만에 가슴 뭉클한 영화를 봤다. 과연 내가 더 많이 보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못 보는 건 저 사람들(장애인)이 보니까…"라고 소감을 전했다.

    양 대법원장은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대사가 멋있다. '현실 속에서 못 보는 건 꿈에서도 못 본다'는 말이 그렇다. 현실에서 만들어 줘야지…"라며 "어둠이 짙어야 밤이 더 빛나고, 밤이 깊어야 먼동이 튼다는 것도"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