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연대 조짐 속, 정 위원장 행보에 촉각靑, “정치 얘기 없었다” 정치권 관측 분분
  •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9일 청와대에서 오찬을 겸한 독대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정치 얘기는 거의 없었고 동반성장위원회 업무에 관한 만남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과 정 위원장의 비밀 회동은 여권 공천 반발과 낙천자들의 제3신당으로 이동하는 최근 기류와 맞아떨어지면서 친이계 출구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대권후보까지 거론되는 정 위원장의 경우 제3신당의 구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권의 몇 안 되는 유력인사로 평가된다. 때문에 9일 전여옥 의원을 영입한 국민생각 박세일 대표 등 제3신당을 구상하는 이들이 정 위원장 영입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 위원장 측도 이들의 영입 제안을 받은 것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한 관계자는 “그들과 접촉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어떤 행동 방향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했다.

  • ▲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 자료사진
    ▲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 자료사진

    정 위원장은 신당 창당이나 국민생각에 합류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날 이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 상황변화에 따라 정 위원장의 입장도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천에 탈락한 인사들의 ‘이삭줍기’에 열을 올리는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의 입장에서 정 위원장 같은 중량감 있는 인사의 영입은 필수적이다. 총선의 지지율 척도가 유력한 대권주자의 유무로 가려질 것이라는 예상은 전문가들의 중론으로 모아지고 있다.

    때문에 국민생각이 첫 영입대상인 전여옥 의원 외에 최소 원내교섭단체(20석)를 노릴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게 되면 정 위원장의 의중도 바뀔 공산이 높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보수단일화 과정이 필수적이다. 15석 의석을 보유한 자유선진당과 합당론도 제기된다.

    국민생각의 이 같은 구상 위에서 정치권 일각에선 벌써부터 정 전 총리가 향후 새누리당 탈당파-국민생각-자유선진당 연합체 성격의 비박(非朴·비박근혜) 보수신당을 출현도 점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신당 창당과 관련해서는 현재 말만 있을 뿐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여야 공천과정에서 나온 잡음이 얼마나 잘 봉합되는지에 따라 제3신당의 성공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