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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저벨? 빠져나갈 수 없는 길에 들어서다”

시공간을 무너뜨린 작가 ‘듀나’의 SF소설 인간의 상상력으로 풀어낸 ‘우주 여행’

입력 2012-02-23 10:27 수정 2012-02-23 11:44

“제저벨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 곰돌이 친구는 이 낡아빠진 욕조통의 선장이고 전 이곳의 선의가 되겠습니다.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말씀드리자면, 여러분이 운 나쁘게 추락하신 행성은 대 마젤란은하 구석에 박힌 크루소 알파b라는 곳입니다. 여러분이 아주 운이 좋지 않는 한…… 여기서 빠져나가실 수 없습니다.” 
                                                                                                        -본문 중에서

장르소설 독자들에게 듀나는 남다른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작가다. 듀나는 1994년부터 컴퓨터 통신을 통해 소설 활동을 시작한 이후, 기발한 상상력을 토대로 독특하면서도 기상천외한 세계를 펼쳐 보이며 한국 장르문학의 신경지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아왔다.

마니아 중심적인 장르문학의 폐쇄성을 극복하고 매력적인 텍스트를 가진 또 다른 문학작품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은 듀나가 이번에 새 장편소설 <제저벨>을 출간했다.

이번 작품은 2011년에 출간된 소설집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에서 선보인 ‘링커 우주’의 또 다른 변주다.

듀나의 SF적인 ‘다른 세계’에서 우리 시대와 우리 사회의 미친 현실을 그려낸 단편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는 ‘링커’라 불리는 ‘범우주 바이러스 네트워크의 환경 통합 과정’을 통해 지옥처럼 변한 북한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제저벨>에서는 이 링커 바이러스에 의해 새롭게 통합된 우주인 링커 우주, 그 안의 크루소 행성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려냈다.

∎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에 이은 ‘링커 우주’의 또 다른 변주
진화가 불가능한 링커 우주에서 번식과 진화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종족들

전 은하계와 인근의 두 마젤란은하까지 먹어치운 링커 우주의 역사는 진화의 역사가 3천 년을 넘는 곳이 스무 군데 정도밖에 없을 정도로 그 역사가 비교적 짧다.

링커 우주는 링커 기계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링커 바이러스를 퍼뜨려 새로운 우주 질서를 정립했는데, 그 어떤 시스템보다 거대하고 강력한 생태계의 이미지로 그려진 링커 바이러스에 감염된 종들은 새로운 진화 체계에 맞춰 진화를 거듭했지만 실제로 링커들의 우주에서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마젤란은하 구석에 박힌 ‘크루소 알파b’ 행성, 이곳은 유형지 행성 혹은 변비 행성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은하계 곳곳에서 변덕스러운 아자니들이 날아와 빨판상어들을 떨어뜨리고 가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곳.

수많은 종족들이 모여 살지만 링커들이 끊임없이 유전자 풀을 흔들어놓기 때문에 그 어떤 종족도 생물학적 후손을 남기기가 불가능에 가까운 행성이다.

링커와 올리비에의 개입으로 생물학적 조작에 실패하면서 지구에서 진화한 어떤 종도 안정된 유전자 풀을 영위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진화가 불가능한 링커 우주, 죽음과 멸망의 공포로 두려움에 떨던 종족들은 진화하고 살아남기 위해 방법을 찾아 나선다.

∎ “제저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운 나쁘게 크루소에 추락한 사람들이 다시 우주로, 다른 행성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은 요원하다. 행성을 빠져나가려면 올리비에를 통해야 하는데 200년째 묵상 중이라 공항처럼 이용할 수 없다. 그나마 괜찮게 작동하는 올리비에는 엄청난 입장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탈출료를 지불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결국 불시착한 행성, 크루소에 남게 마련이다.

식민지가 개발된 지 표준력으로 350년쯤 된 크루소에 떨어진 빨판상어들에서 사람들을 구출하는 게 표면적 명문인(실제적으로는 함께 항해할 신참들을 찾기 위해서) 제저벨은 우주, 크루소 행성을 떠돌아다니는 함선이다.

이번 작품은 바로 링커 우주에 속해 있는 행성 ‘크루소’를 배경으로 제저벨을 타고 항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진화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에 가짜 같은 세상 속에서 진짜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 그 속에서 펼쳐지는 제저벨과의 모험에 많은 독자들이 함께 동참할 수 있다.

저자 소개

저자 듀나 (DJUNA)는 흡입력 있는 소설을 쓰는 작가로 유명하다. 지난 1994년부터 컴퓨터 통신을 통해 소설 활동을 시작해온 그는 기발한 상상력을 보여주면서도 한국 사회와 문화를 담아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소설 이외에도 영화평론, 문화비평 등 여러 분야에서 글을 쓰고 있으며, 영화와 일상을 담은 커뮤니티 게시판인 ‘듀나의 영화 낙서판’을 운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사이버펑크』(공저), 『면세구역』, 『스크린 앞에서 투덜대기』, 『태평양 횡단 특급』, 『상상』(공저), 『필름 셰익스피어』(공저), 『대리전』, 『잃어버린 개념을 찾아서-10대를 위한 SF단편집』(공저), 『용의 이』, 『U, ROBOT』(공저),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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