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4월 총선에 대거 출마할 `정치인 2세들'이 대(代)를 이어 국회 입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들은 내로라하는 정치인이었던 `아버지의 후광'에 힘입지 않고, 그동안 지역구에 상주하며 `바닥 표심' 다지기에 주력해 왔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대개가 부친 지역구에 출마하는 만큼 "아버지한테 기대서 정치한다"는 비판이 여전한 데다 새 정치와 참신한 인물에 대한 열망이 어느 때보다 강하게 분출하고 있어 재수ㆍ삼수생인 이들의 도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않다.

    여권에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이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거제에 3번째로 도전한다.

    1998년 조세포탈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사면복권됐지만 17ㆍ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 신청이 거부됐던 그는 지난 4일 지역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거제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영삼 정부 당시 내무부 장관을 지낸 최형우 전 의원의 아들인 최제완 전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부산 연제에 출마한다. 그는 18대에 무소속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으나 지난 4년간 누구보다 열심히 지역민심을 파고들었다고 자신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정대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아들인 정호준 전 청와대 행정관이 서울 중구에 출마, 나경원 전 한나라당 의원 등과 겨룰 예정이다. 그는 2004년 낙선하고 2008년 당 전략공천 때문에 뜻을 접었다.

    정 전 행정관은 2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8년간 많이 트레이닝했다"면서 "`누구 아들'이라고 봐주지 않는 시대다. 소위 후광만 있는 게 아니라 역광도 있기에 홀로서기에 매진해 왔다"고 밝혔다.

    5선의 김상현 전 민주당 의원을 아버지로 둔 김영호씨는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서대문을에 3번째로 도전한다.

    최근 자유선진당에서 민주통합당으로 적을 옮긴 이용희 의원의 아들인 이재한 전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도 민주통합당 간판으로 아버지 지역구인 충북 보은ㆍ옥천ㆍ영동을 물려받을 준비에 나섰다.

    전직 국회의장과 부의장 아들들이 재선에 성공할지도 관심사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아들인 김성동 의원은 18대에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입성했으며 이번에는 서울 마포을 출마를 노리고 있다.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의 아들로 18대에서 재선에 실패했던 노웅래 전 의원의 서울 마포갑 탈환 여부도 주목된다.

    이와 관련, 신율 명지대 교수는 "봉건 영주 시대도 아니고 아버지 지역구에 아들이 다시 나오는 경우의 대부분은 정치 후진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2세가 아버지 지역에서 `안전빵'으로 정치하겠다는 게 아니냐"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