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시달림 받아..” vs “글쎄요..”

“언론에서 초강성야당이라고 하니 잘 모시도록 하겠다.”

17일 정권 마지막 해를 맞은 신임 야당 대표와 이를 예방한 청와대 대표의 첫 만남은 불꽃 튀는 신경전으로 이어졌다.

대통령 사저, 디도스, 돈봉투 파문 등 정권을 향해 연일 공세를 취하는 민주통합당(민주당) 한명숙 대표의 가시 돋친 말에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지 않고 맞서 시선을 집중시켰다.

한 대표가 김 수석에 앞서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만났을 때 연출됐던 다소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선공은 칼자루를 쥔 한 대표가 시작했다. “국민의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하면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한다”는 야당의 지적에 청와대는 “잘 모시겠다”고 답했다.

연이어 “청와대가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에도 “언제든 야당이 강력하면 여당에도 도움이 되고 국가 전체에도 결코 나쁘지 않다”고 담담히 답했다.

정치 9단들의 탐색전이 끝나자 한 대표가 무거운 말을 던졌다. 최근 2심 판결이 난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불편한 심기였다.

한 대표는 “저도 너무 검찰에 시달림을 받았다. 아직도 (진행 중)이다”며 정치 검찰 의혹을 던지자 김 수석은 “그러신가요?”라는 짤막한 말로 의혹을 부정했다.

김 수석의 당당한 모습에 당황한 한 대표는 “저는 한개도 아니고 두개이다. 하나는 항소심까지 했고 하나는 2심이 남았다. 그래서 제가 검찰개혁을 주장하니까 검찰에서 지금도 공격한다. 김 수석도 여러 가지로 힘들겠다”며 재차 공세를 취했다.

그러난 김 수석은 “글쎄요. 저는 힘든 것은 별로 없다. 특별한 역할이 없었다.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한 대표의 주장을 받아쳤다.

대화의 수위가 가열되자 분위기를 의식한 듯 한 대표가 “하여튼 국민이 편안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볼 때 우리가 많이 반성하고 앞으로 잘해야겠다는 각오이다. 함께 잘했으면 좋겠다”고 한발 물러섰고, 김 수석도 “저도 국회의원을 하다 들어왔지만 표를 얻는 사람들이 많이 반성해야겠다”며 맞장구를 치며 짧은 대화를 마무리 했다.